온라인 강자들이 오프라인에서도 그들만의 감각을 구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29CM는 올해만 총 3곳의 오프라인 공간을 열었어요. 팝업스토어부터 입점 브랜드를 위한 공간 그리고 자체 브랜딩 공간까지 속도감 있게 진화해 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인데요. 29CM의 하태희 브랜딩팀 수석 팀장과 남현수 공간경험팀 팀장을 만났습니다. 브랜드 콘텐츠와 큐레이션으로 쌓아온 온라인에서의 감각을 오프라인 공간에 구현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이구다운 건 뭐지?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29CM 브랜딩팀 수석 팀장 하태희
29CM 공간경험팀 팀장 남현수
Q. 올해 세 곳의 오프라인 공간을 열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하태희: 올해는 브랜딩 차원에서 처음 도전해 보는 일들이 많았어요. 론칭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당신이(2) 구(9)하던 삶'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더 적극적인 브랜딩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29CM이 큐레이션을 이야기하면서 작은 모바일 화면 안에서만 보여주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새롭게 선보인 공간들은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Guide to Better Choice)’라는 29CM의 미션을 더욱 확장하는 역할을 해요.
Q. 이구갤러리 기획 과정과 운영 전략이 궁금합니다.
남현수: 이구갤러리는 현대백화점에서 먼저 제안한 경우인데요. 그간 입점 브랜드를 위한 큐레이션 공간 니즈가 있었던 터라, 마다할 이유가 없었어요.가장 고민한 부분은 ‘백화점이라는 전통적인 유통 구조 속에서 29CM과 입점 브랜드를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까’예요.
손이 더 가더라도 전체 공간을 하나의 주제로 둘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콘셉트를 ‘갤러리’로 정하고, 매달 입점 브랜드 한 곳을 메인으로 공간을 꾸미고 있어요.29CM의 시그니처 콘텐츠인 온라인 PT와 같은 스토리텔링을 오프라인에서도 구현하고 싶었어요.
이구성수의 1층 메인 쇼룸 전경ⓒ29CM
Q. 브랜딩을 위한 공간 '이구성수'는 어떻게 기획했나요.
하태희:처음에 썼던 ‘플래그십 스토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어요.팀원들과 의논하던 중 ‘큐레이션 쇼룸'이 떠올랐어요. 기획 단계에서 공간을 운영할 때 필요한 세부적인 사안을 결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구다운 건 뭐지?’를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결국 ‘29CM가 잘 하는 것을 하자’고 했죠.
Q. '29CM가 잘하는 것'을 현장에 어떻게 녹였나요?
하태희: 기본적으로 브랜드를 다루는 브랜드로서 ‘좋은 그릇'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9CM 자체가 돋보이기보다 하나의 매거진이 돼서 여러 브랜드를 조화롭게 다루는 데 초점을 맞췄죠.
이구성수는 총 2개 층으로 구성됩니다. 1층은 메인 쇼룸과 아티스트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에요. 한 쪽에는 로스터리 커피 브랜드 매뉴팩트커피가 입점했어요. 보는 재미는 물론 맛과 향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죠.
Q. 29맨션때부터 제품을 과하게 진열하지 않는 느낌입니다.
하태희: 이구성수는 초반부터 판매에 힘을 싣지 않는 것으로 의사결정을 했어요. 공간 경험은 PC나 모바일 화면 상에서 이미지나 텍스트로 접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잖아요.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부분에 더 초점을 맞췄죠. 그동안 29CM 온라인에서 느꼈던 걸 직접 만지고, 눈으로 보고, 향기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거든요.
ⓒ 폴인, 최지훈
Q. 29맨션은 삼각지, 이구갤러리는 여의도(더현대 서울), 큐레이션 쇼룸은 성수를 택했어요. 눈여겨보는 다음 지역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하태희: 성수동은 29CM의 페르소나인 타깃 고객층이 모인 지역이에요. ‘나다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한 분들이죠. 공간에 ‘29다움'과 ‘성수다움’을 모두 잘 녹이고자 했어요. 또, ‘감도 깊은 체험 플랫폼’으로서 이구성수와 같은 공간을 확장해나갈 계획이에요. 다음 스텝의 방향성에 맞다면 어느 지역이든지 오프라인 공간을 열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오프라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남현수: 온라인은 빠르게 시도하고, 결과에 따라 다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요. 하지만 오프라인은 달라요.계획을 수정할 때 여러 가지 리스크가 큰 만큼 비교적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죠. 그런 부분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했어요.그밖에도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나,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