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말차 25' 릴레이 팝업에 몰린 인원입니다. 식품 팝업으로서는 드물게 '오픈런'을 불렀죠. 13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말차를 MZ 세대가 '힙하다'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슈퍼말차는 시그니처 컬러와 세련된 이미지로 먼저 설득하죠. '맛있다' 아닌 '멋있다'가 먼저인 겁니다.
"너무 뒤처지지 않는, 너무 앞서가지도 않는
브랜드의 균형을 잡으려 해요."
힛더티 부대표 성혜진
Q. 처음 어떻게 '말차' 라는 아이템으로 창업하게 됐나요?
회사 이름이 '힛더티'인데요. 흔히 '커피 한잔 때리자' 말하곤 하잖아요. 거기 착안해 차도 '한잔 때리자' 말할 수 있을 만큼 캐주얼한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건강' 테마로 고형차(가루차)인 말차 블렌딩을 개발했어요.
그러다 두 번째 프로젝트인 '건강' 테마로 고형차(가루차)인 말차 블렌딩을 개발했어요. 말차가 지닌 슈퍼푸드의 효능을 알리기 위해 '슈퍼말차'라 이름 붙였고, 오프라인 기반의 팝업 행사를 하다 보니 티백보다는 훨씬 고객 반응이 빠르게 오더라고요. 그렇게 5년간 성장해 지금의 슈퍼말차 브랜드가 됐습니다.
Q. 그럼 슈퍼말차의 타깃 고객은 누구인가요?
두 종류의 타깃이 있어요. 일단 첫 번째는 저인데요(웃음). 개인적 취향이나 성향의 이유가 아니라,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란 점에서요.우리나라는 차보다는 커피를 즐기는 문화잖아요. 차를 왜 마셔야 하는지 잘 몰랐고, 다양한 차 종류도 어렵게 느껴졌죠. 비슷한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는 저를 포함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MZ 세대예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비건이나 유기농 식품 등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식사류뿐 아니라 매일 마시는 음료에서도 건강을 생각해 선택하는 분들이 저희 타깃이라고 봤죠.
서울 성수동 슈퍼말차 쇼룸에서 만난 성혜진 힛더티 부대표. ⓒ폴인, 송승훈
Q.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이 궁금합니다.
두 가지 목표가 있었어요. 낯선 음료인 말차를 대중화하자, F&B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거두자. 이때 저희는 '기능'과 '본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따라 전략을 세웠는데요.결과적으로 말하면 한 번의 큰 피벗을 거쳤습니다.
처음엔 ‘기능’에 충실한 브랜딩을 했어요. 말차가 건강에 좋은 음료이고,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들었다는 걸 강조했어요.
하지만 기능적으로만 설득하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말차라는 음료 자체가 낯선데 기능적 공감을 요구하니 생각만큼 반응이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기능보다 '본능'을 강조하는 브랜딩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직관적 끌림을 우선순위에 뒀습니다.
Q. 꾸준한 팝업스토어 오픈도 브랜드를 알리는 데 역할을 했죠.
좋은 기회가 생겨 2018년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팝업을 열었어요. 4개월간 약 1억 2천만원을 팔았습니다. 이 숫자가 의미 있는 건 브랜드 인지도가 전혀 없던 시기에 메뉴와 브랜딩을 실험해볼 수 있었고, 또 매출이라는 성과로 이어졌기 때문이에요.
커피보다 낯선 메뉴라 고객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예상이 깨졌어요. 하루 평균 주문 건수가 150~200잔이었습니다. 오프라인 확장을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이 정도면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어요.
GS25와 협업해 편의점 콘셉트로 기획한 슈퍼말차25 팝업 현장. ⓒ힛더티
Q. 강렬한 초록색이 눈에 띱니다. 비주얼 브랜딩 과정이 궁금합니다.
앞서 기능과 본능이라는 전략을 말씀드렸는데요. 높은 등급의 말차일수록 푸른 계열의 녹색을 띱니다. 그 녹색을 표현하는 직관적 비주얼을 택했고요. 보통 디자인할 때 키 컬러를 포인트로 쓰거든요. 하지만 저흰 녹색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 일반적 디자인 케이스와 다릅니다.
저희는 과감하게 배경색을 녹색으로 썼죠. 어렵게 들여다보지 않아도 브랜드 컬러를 바로 느낄 수 있도록요. 그 외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콘텐츠나 메시지는 블랙 컬러의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했어요.
Q. iF 디자인 어워드 2022에서 수상했는데요. 어디에 중점을 둬 브랜드를 어필했나요?
고전적 단어일 수 있지만, '온고지신'을 새롭게 해석하는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말차는 중국에서 시작해 약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어요. 이 역사를 무시하고 단순히 트렌디함만 강조할 순 없었죠. 저희에겐 차 문화를 잘 유지하고 시대에 맞게 계승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이 있습니다.
차를 다룰수록 그런 생각이 들어요. 슈퍼말차는 전달자로서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 다리 역할로 '온고지신'이 저희에게 부합하는 미션이라 생각했어요.
Q. 요즘 고민은 뭔가요?
브랜드 기획자들의 공통적 고민이 아닐까 싶은데요. 중도의 역할을 잘 해내고 싶어요. 브랜드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과 소비자가 원하는 속도의 중간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뒤처지지 않는, 너무 앞서가지도 않는 브랜드의 균형을 잡으려 합니다. 점점 더 어려워지지만요. 내 브랜드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게 창업자이자 기획자의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