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간일기' 쓰고 계신가요? 올해 19살 된 네이버 블로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9월 27일 폴인세미나 '네이버 블로그, '제2 전성기' 부른 락인 전략'에 출연하는 김승언 대표를 사전에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MZ 세대가 블로그로 돌아온 이유, 라이프로그 챌린지 캠페인 기획 비하인드, 20년간 사용자를 락인한 네이버의 핵심 전략은 폴인세미나 라이브에서 공개됩니다.
"'사용자의 익숙함'이라는 가치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19년을 이어왔습니다."
아폴로 CIC 대표ㆍ네이버 디자인설계 총괄 김승언
Q. 블로그 서비스를 떠난 줄 알았던 MZ 세대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뭘까요?
요즘의 Z세대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먼저 접한 세대입니다. 사용자 조사를 해보니, 이분들에게 블로그는 오히려 새로운 서비스로 느껴진다고 합니다.
코로나19도 사용자들이 블로그로 돌아오게 만든 요인입니다. 상대적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된 거죠.
블로그 서비스가 지닌 ‘느슨한 관계’의 장점도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보다, 내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부담을 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이 MZ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판단돼요.
Q. 서비스를 기획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블로그를 사용자의 '집'이라 생각합니다. 친구네 놀러갔을 때, 내 취향과 안 맞을지언정 그 집을 통째로 바꾸려 들진 않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포맷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기획하려 노력합니다. 또 '집'을 수리할 때도 단번에 뜯어고치기보다 조금씩 고치며 피드백을 받고 다음 수정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서비스를 기획할 때 크게 3가지 포인트를 생각합니다. 기획에 대해서도 계속 던져보고, 돌다리를 두드려 가며 진행합니다.
Q. 블로그, 지식IN은 20년 넘게 지속한 서비스입니다. 빠른 변화 속에서 본질은 유지하면서 서비스 고도화를 꾀했던 지점이 궁금합니다.
20년 가까이 운영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건 사실 신규 서비스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기술적인 얘기를 먼저 하고 싶네요. 블로그 코드를 들여다보면, 20년간의 개발 역사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기능이 계속 추가되고, 엔지니어들도 바뀌어왔죠. 서비스 운영상 이러한 부분이 잠재적 리스크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개발팀과 함께 기술 코드를 최신 기술로 교체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기획과 설계 측면에서는 ‘사용자의 익숙함’이라는 가치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19년을 이어왔습니다.기존 버전과 오래 공존하며 새 기능으로 자연스레 이동하도록 했죠. 사용자의 ‘익숙함’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스페셜리스트란, 대체할 수 없는 사람.” ⓒ폴인, 송승훈
Q. 지식인이나 블로그는 새로 론칭하는 서비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처음 서비스 총괄을 맡게 됐을 때 어떠셨는지요?
사용자 중심 서비스라 크게 변화를 꾀하기도 어려울 거라 생각했습니다. 블로그는 네이버의 현재를 만든 뿌리이자 기둥입니다. 또 너무 성공한 서비스여서 ‘더 이상 할 게 없다’ 생각했을 수도 있죠. 과거의 저처럼요.
하지만 저는 최근 3년간 블로그 서비스의 발전을 보면서 우리가 노력한 만큼 그대로 결실이 오는 매우 정직한 사업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어요.
Q. 디자인, 마케팅, 서비스기획까지 한 분야의 전문성을 쌓기보다 다양한 영역에 도전한 이유가 있다면요?
"한 가지 분야만 평생 하는 것이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다. 나를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스페셜리스트다."
제가 평소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려면 분야의 한계를 두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유연하고 넓게 다양한 일을 소화할 수 있는 안목과 체력을 길러야 해요. 또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고요. 이 두 가지가 오래 일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