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숏폼 콘텐츠'를 힙하고 트렌디하다고 여기며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가 대중화하면서 전반적인 콘텐츠 문법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단순히 길이만 짧은 게 아니라 '숏포머블'한 문법을 갖췄는지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매력적인 핵심 씬'과 '캐릭터성'을 갖춰야 한다는데요. 어떤 문법의 콘텐츠가 Z세대의 주목을 받는지 살펴봤습니다.
"단순히 길이뿐 아니라 영상의 문법이
'숏포머블(Shortformable)'한 콘텐츠가 뜨고 있는 겁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콘텐츠 문법이 달라졌다
'숏포머블'함은 틱톡·쇼츠·릴스 같은 1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를 넘어, 전반적인 콘텐츠 문법에도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가시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변화는 전반적으로 콘텐츠의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는 거죠. 유튜브에서는 10분 내외의 웹 드라마와 웹 예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숏 드라마 채널의 대표격인 '짧은대본'에는 한 편당 10분 내외의 콘텐츠가 업로드 되는데, 5분도 채 되지 않는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기본 한 시간이던 TV 드라마도 점차 방영 시간이나 기간이 짧아지고 있고요. 16부작보다 짧은 12부작, 8부작 드라마도 늘고 있죠.
그러나 길이가 짧아진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현재 콘텐츠의 변화 흐름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콘텐츠의 문법이 바뀐 점에 주목해야 하죠. 길이뿐 아니라 영상의 문법이 '숏포머블(Shortformable)'한 지가 중요해진 겁니다.
① 매력적인 핵심 씬(Scene)의 중요성
그 첫번째는 바로 매력적인 핵심 씬(Scene)의 중요성인데요.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시청하기 전에 요약 영상을 찾아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겁니다. 콘텐츠의 주요 내용이 2~3분 내외로 요약된 클립 영상은 해당 콘텐츠를 볼지 말지 결정하는 중요한 핵심 요소가 되기도 하죠.
최근에는 이 클립 영상의 기능이 1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과거 클립 영상의 핵심이 본 콘텐츠의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요약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소비자가 매력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핵심 씬을 잘 뽑아내는 것이 포인트가 되고 있어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는 주인공 유미(김고은)와 남자친구인 구웅(안보현)의 대화 장면을 MBTI중 F(공감형)와 T(논리형)의 차이로 편집해 쇼츠로 업로드했습니다. 실제 드라마에서는 F와 T의 차이로 접근하지 않았지만, 최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코드인 MBTI라는 소재를 차용해 콘텐츠에 흥미를 갖게 한 겁니다.
이처럼 하나의 씬은 움짤이나 짤방처럼 단순히 재미있는 장면이 편집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콘텐츠의 핵심 타깃이 공감하는 포인트나 코드를 명확히 관통해야 하며, 그 자체로도 하나의 콘텐츠로서 완결성이 있어야 하죠.
② 콘텐츠 전반에서 중요도 높아진 '캐릭터성'
숏포머블(Shortformable)한 콘텐츠의 또 다른 기준은 '캐릭터성'에 있습니다. Z세대는 극의 큰 줄거리와 흐름만을 따라가기보다는 캐릭터의 성격이나 면모가 드러나는 핵심 씬에 집중하고, 특정 상황과 에피소드에서 캐릭터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가며 콘텐츠를 이해합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은 하나의 큰 사건을 다루기보다는 매회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특정 이야기를 푸는 데 집중했습니다. 주인공 3인 모두 캐릭터성이 뚜렷하지만, 특히 배우 한선화가 연기한 ‘한지연’ 캐릭터가 큰 사랑을 받았죠.
극중에서 지연은 항상 텐션이 높고 약간 푼수 기질이 있지만, 기도 세고 의리 있는 모습도 겸비한 '예쁜 또라이'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특히 친구 소희를 대신해 인턴과 술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캐릭터성이 극대화되는 씬 중 하나입니다.
인턴이 자신을 '멍청한 친구'라고 칭하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안녕? 나 멍청이야"라고 받아치며 해맑게 웃으며 술을 마시는 지연의 모습에서 '술을 좋아하고 해맑지만 기가 세다'는 캐릭터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죠.
시청자들은 댓글로 장면 속 캐릭터의 매력을 분석하기도 하고, 캐릭터 때문에 드라마를 정주행한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드라마가 끝나도 연기자에게 해당 캐릭터의 특성을 찾고 부여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캐릭터가 중심이 되다 보니 시즌제로 드라마가 이어지고, 드라마의 캐릭터가 스핀오프 예능으로 확장되는 흐름도 생겨났어요.
'인스타그래머블' 넘어 '숏포머블'한 콘텐츠로
숏폼의 영향력이 커진 이유는 주 콘텐츠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인 Z세대가 숏폼 콘텐츠를 계속해서 소비하고, 힙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힙한 플랫폼의 대명사가 인스타그램이었을 때는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 기획이 중요했죠
이제는 힙하고 트렌디한 콘텐츠로 숏폼이 떠오르면서 숏폼에서 잘 먹힐 만한 마케팅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숏폼으로 찍기 좋은 음식 레시피, 숏폼 BGM으로 사용하기 좋은 음악, 숏폼 챌린지로 하기 좋은 안무 등… '숏포머블'한 콘텐츠는 이미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