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도 "위기 때 투자 성과가 가장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근마켓과 직방, 센드버드 등을 초기에 발굴한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입니다. 우울한 시장 전망이 쏟아지는 요즘, 25년을 VC로 활약한 송 대표는 어떤 기준으로 투자할 곳을 가려낼까요. 그를 직접 만나 물어봤습니다.
“지금은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예요.
불황이 지나고 나면 반등의 시기는 반드시 찾아오죠.”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송은강
Q. 벤처 투자 시장이 위축된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지금 상황은 2000년 닷컴 버블 때와는 다르거든요. 그때는 허울뿐인 기업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우리나라 20대 부자 순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2000년 ‘벤처 붐’이 일었을 때는 자수성가형 창업자 10명이 순위에 있었어요. 2010년에는 아무도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아요. 돌이켜보면 내실이 부족한 회사였던 겁니다. 암흑기를 보냈죠.
하지만 2021년 7월 기준으로는 11명이 있습니다. 서정진과 김범석, 김범수와 김택진 등이 있어요. 제 생각에 이분들의 자리는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약간의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요. 크래프톤 장병규, 두나무 송치영 등 앞으로 순위에 오를 창업자도 많습니다.
또 우수 인재가 창업 생태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서울대 의대 졸업생이 창업해요. 변호사와 해외 명문대 MBA 출신도 뛰어들고 있죠. 5~6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거든요.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공무원이 되는 게 목표였죠.
이제 우리나라에도 ‘인재 창업’이 늘어나는 겁니다. 저는 이게 2000년과는 다른 점이라고 봐요. 앞으로 우량기업이 될 저평가된 곳을 투자할 좋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죠.
Q. 기회라고요?
위기일 때 가장 투자 성과가 좋았어요. 2004년부터 2021년까지의 벤처 펀드 수익을 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결성된 펀드가 가장 높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예요. 불황이 지나고 나면 반등의 시기는 반드시 찾아오죠.
서울 강남구 캡스톤파트너스에서 만난 송 대표. ⓒ폴인, 이승복
Q. 어떤 기업이 위기를 견디나요.
수익을 계속 낼 수 있는 회사, 적자여도 앞으로 자금을 충분하게 확보할 거라고 예상되는 회사요. 경기가 위축돼도 현금 흐름이 막히지 않아야 합니다. 이미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회사라면 더 큰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거고요.
저는 기업이 최대 3년을 버틸 수 있는지 볼 겁니다. 투자 후 최소 2년이면 포트폴리오에서도 옥석이 가려져요. 이 시기를 견딘 곳은 이후에 반등을 기대할 수 있죠. 코스닥에 가거나 유니콘이 되거나. 적어도 엑시트(exit)를 할 수 있는 정도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될 겁니다.
Q. 예를 든다면.
‘직방’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도 1000억원 투자를 받은 회사니까요. 저희도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고요.
직방은 현금 흐름이 걱정되지 않는 회사입니다. 매년 손익분기점을 달성했죠. 400억원가량을 벌어 마케팅비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M&A에 씁니다. 호텔리브와 호갱노노, 우주, 삼성SDS의 홈IoT 사업부를 인수했죠.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을 보긴 했지만, 사업인수와 마케팅 등을 위한 전략적 영업손실로 기업은 계속 우상향하고 있어요.
‘누트컴퍼니’도 언급하고 싶어요. 태블릿PC에서 쓰는 디지털 문구를 거래하는 플랫폼 ‘위버딩(WeBudding)’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앞으로는 ‘아이패드, 갤럭시탭 없이는 공부할 수 없다’는 학생들이 늘어날 겁니다.
태블릿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 자산을 사고파는 ‘위버딩’의 영향력은 더 커질 거예요. 초기 스타트업으로서는 드물게 글로벌 진출도 추진 중입니다. 디지털 콘텐츠에는 국경이 없잖아요. 성장 가능성이 큰 누트컴퍼니와 신동환 대표를 만난 건 저에게도 큰 행운이죠.
※ 이 콘텐츠는 폴인세미나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의 일부입니다. 더 많은 인사이트는 8월 25일 오후 8시에 열리는 폴인세미나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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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때 가장 투자성과가 좋았다"
직방, 마켓컬리 등 유니콘 스타트업의 공통점, 이분이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겁니다. 이번 폴인세미나에서는 그 주인공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를 모셨습니다. 그는 당근마켓이 기업가치 100억 원이 채 되지 않을 때부터 투자해 '수익률 200배' 성과를 거두었는데요.
투자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요즘, VC가 주목하는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25년 차 VC가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과 투자 기준은 무엇일까요?8월 25일 저녁 8시 폴인세미나 LIVE에서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