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캐스퍼는 제품 포지셔닝만큼 론칭 마케팅도 최초의 시도로 가득한 케이스입니다. 그 중 핵심은 오프라인 구매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차를 구매하는 새로운 경험을 설계한 것이죠. 온라인 판매에도 캐스퍼는 사전 예약 1만 8000대를 기록, 출시된 지 1년 만에 경차 시장의 40%라는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위해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를 만들고, 콘텐츠에도 이를 녹여냈죠.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차의 사양을 설명하고, 나이와 성별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추천 서비스도 제공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기획한 캐스퍼 마케팅팀 김 강산아사빛 매니저, 양영선 책임매니저, 배예랑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차를 사는 경험을 바꾸다, 캐스퍼> 이야기는 6월 23일 폴인 세미나 라이브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차를 포지셔닝하는 것보다 차를 구매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죠."
현대자동차 캐스퍼 마케팅팀
Q. 국내 최초로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습니다.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양영선:캐스퍼는 국내에는 없던 엔트리급 SUV입니다. 새로운 모델인 만큼 내부 협의를 통해 D2C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기존에 출시된 차량의 후속 모델의 경우 고려할 점이 많아 어려운 점이 있거든요. 구매부터 제품 수령까지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최초의 케이스다 보니 준비할 게 많았습니다.
캐스퍼 슬로건ⓒ 현대자동차
Q. 캐스퍼가 새로운 케이스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세웠습니다.
양영선:작은 사이즈의 엔트리* SUV라는 제품 포지셔닝이나, 최초의 온라인 판매 등을 고려했을 때 캐스퍼의 키 메시지는 '새로운 케이스'라고 생각했습니다.고객에게 쉽고 재밌게 '온라인으로 차를 구매하는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엔트리 카(entry car) - 생애 첫 차를 뜻하기도 하는데, 가장 작은 차량이라는 의미로 사용
김 강산아사빛:차를 주문해서 직접 받는 것까지 신경 써야 하니 챙길 부분이 많았습니다. 고객이 주문한 차가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를 오픈하는 것이나 물류 등 시스템상으로도 공수가 많이 들었죠.
배예랑:그런 의미에서 캐스퍼는 실제 계약부터 차를 받는 것까지 모두 고객이 직접 해야 한다는 면에서 진정한 D2C죠.
Q. 고객의 반응은 어땠나요? 낯설어하는 고객층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양영선: 소비자 조사를 통해 40대와 50대도 코로나 이후 어느 정도 이커머스에 익숙해졌다는 걸 확인했어요. 허들이라면 '온라인 구매'라는 방식보다 오히려 '자동차 구매'가 낯선 데서 오는 게 클 거라고 생각했어요. 자동차 용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많이 공부하고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반면 딜러와 마주하는 게 부담인 분들에게는 온라인 구매라는 점이 장점이 되고요.
양영선 책임매니져 ⓒ송승훈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게 고민했어요. 오프라인 매장에 상주하는 카마스터를 통해 문의가 가능하게 했고, 365일 캐스퍼 전용 콜센터도 운영했어요. 콜센터는 런칭 초기에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Q. 온라인 구매의 불편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컸을 것 같은데요.
김 강산아사빛:오프라인 구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할 건지 고민했어요. 고객 조사를 했을 때 다른 건 비대면으로 진행하더라도 체험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남아있는 걸 확인했어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캐스퍼를 직접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을 전국 단위로 30개 운영하고, 카 쉐어링 시승도 진행했습니다.
Q. 엔트리카인만큼 젊은 분들이 많이 구매할 것 같습니다. 실제 구매층은 어떤가요?
양영선:구매 연령대가 가장 넓은 시장이 경차 시장입니다. 최근 자동차 마케팅에서 타깃을 정할 때 고객 연령으로 구분하기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진행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캐스퍼도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찾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선정했어요. 직접 차량을 구매하는 과정 자체를 마케팅 포인트로 설계하고, 고객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합니다.
현대차 캐스퍼 ⓒ송승훈
Q. '새로운 구매경험'이라는 점을 마케팅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배예랑:캐스퍼의 경우 구매에 최적화된 경험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습니다. 기존 싼타페나 그랜저 등의 광고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도로를 질주하는 장면 등의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았어요.차를 포지셔닝하는 것보다 차를 발견하고 구매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죠.
이탈 페이지에 따라 다르게 전달되는 고객맞춤형 메세지 ⓒ현대자동차
김 강산아사빛:그래서 어디서 이탈했는지에 따라 고객에게 가는 광고 메시지도 다르게 설계했어요.예를 들어, 시승 신청을 보다가 나간 경우에는 '캐스퍼를 만나고 싶다면? 근처에서 직접 체험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나가요. 또, 계약은 했는데 아직 결제하지 않은 고객의 경우에는 '당신이 만든 캐스퍼, 지금이 가장 구매하기 좋은 때'라는 메시지로 배너 광고를 집행했어요. 배너를 누를 때마다 랜딩되는 페이지도 달랐어요.철저하게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끔 포인트를 설계했죠.
Q. '캐스퍼'라는 이름을 알리기까지 많은 티저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런칭 광고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배예랑: 처음 고민한 건 캐스퍼를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이를 위해 일반적인 자동차 광고보다 다양한 형태의 광고 소재를 만들었어요.
SNS 광고에서 보여준 캐스퍼 콘텐츠 ⓒ현대자동차
특히 공간 활용성은 캐스퍼에서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점이라 SNS 등 매체에서도 콘텐츠로 제작해 보여줬어요.그중 하나가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을 활용한 것인데요. '탭'(클릭)하면 다음 스토리 콘텐츠로 넘어가는 특성을 활용해 캐스퍼에 표시되는 영역을 탭 했을 때 얼마나 많은 물건이 실리는지 보여주고, 공식 사이트로 랜딩 되게끔 유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