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차 카피라이터 유병욱 CD,
'곱씹기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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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언어로 그 흐름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일을 하는 사람. 21년 차 유병욱 카피라이터를 직접 만났습니다. 지금은 광고대행사 TBW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팀을 이끄는 '지휘자' 역할을 하고 있죠. 궁금한 게 많았습니다. 아이디어의 샘이 마를 때는 어떻게 하는지,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인지, 오래 지치지 않고 일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퇴근 후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질문지에 빽빽이 메모해 온 그는 지치지 않고 모든 질문에 신중히 답했죠. 지금부터 그의 인사이트를 들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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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장 자주 만나는 문장을 쓴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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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1년 차 카피라이터이자 TBWA 코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입니다. CD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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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배가 "카피라이터가 피아니스트라면 CD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했던 게 생각나요. 카피라이터는 광고 안에서 문장을 책임져요. 좋은 각도의 문장을 갖고 와서 디테일을 끝까지 만드는 작업을 하죠. CD는 전체를 총괄하고 판단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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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에서 지휘자가 됐지만, 아직도 피아노 앞에 서면 두근두근해요. 여전히 피아노를 치고 싶고, 피아노 치는 게 좋죠. 하지만 제가 가장 잘해야 하는 부분은 스태프와 함께 오케스트라 전체의 그림을 그려 나가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할까, 시간과 예산 등 정해진 리소스 안에서 어떻게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까, 팀의 스케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까 등을 고민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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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간 어떤 카피를 작업했나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카피 몇 가지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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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디즈 '의자가 인생을 바꾼다', 비타500 '착한 드링크', SBS ‘함께 만드는 기쁨’ e편한세상 '진심이 짓는다' 등을 작업했어요. 특히 시디즈는 벌써 9년째 캠페인을 같이 하고 있어요.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의 관계가 갑을이 아니라 파트너라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 같아요. 최근 작업으로는 아이유 씨가 출연한 우리금융그룹 광고 I+YOU=우리’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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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년이 넘게 아이디어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데요. 가끔 '샘이 마른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럴 때 CD님만의 해결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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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퀴즈 아웃(Squeeze out)'이 아닌 '스필오버(Spillover)' 방식으로 일하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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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CD님께서 사용하신 표현인데요.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일이 되면 나도 모르게 아웃풋을 짜낼 궁리만 하게 돼요. 하지만 그런 '스퀴즈 아웃(Squeeze out)' 방식은 한계가 있어요. 정작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고갈되어버리죠. 그래서 반대로, 많이 채워 넣어서 흘러넘치게 하는 방식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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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열심히 인풋을 채워 넣다 보면 언젠가 흘러넘쳐요. 짜낼 시기와 기회는 분명 오니까, 그때를 위해 쌓아두는 거죠. 그래서인지 또래 연차의 크리에이터들보다 확실히 번아웃이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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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오늘은 인풋을 위해 넷플릭스를 봐야겠다' 같은 식으로 억지로 하는 건 아니에요. 자연스레 만나는 자극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적 호기심이 생길 때 마다치 않고 관련 유튜브를 찾아보거나 책을 읽어보죠. 좋은 인풋이 될 수 있는 지인들과 시간도 자주 가지고요. 그 친구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그들이 추천하는 콘텐츠는 꼭 직접 보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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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람마다 영감을 얻는 소스가 다른 것 같아요. 아이디어 근력은 어디에서 얻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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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어떤 형태로든 텍스트는 다 좋아하고요. 읽는 걸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곱씹기'를 잘하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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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을 보거나 떠오르는 것이 있을 때 메모를 해둬요.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데 떠오르지 않는 위기 상황에 훑어보죠. 분명 이유가 있어서 적어뒀을 테니까요. 그렇게 곱씹기를 하다 보면 내 근력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하는 트레이닝이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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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것만 쓰여 있진 않아요. 가고 싶은 맛집, 아들의 말버릇 등 소소한 것들도 많이 적어두죠. 잡아두면 나중에 지우면 되는데, 그러지 않으면 영원히 기억나지 않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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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기록한 메모를 보여주는 유병욱 CD. ⓒ폴인, 최지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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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진행하신 카피라이팅 강의 소개 글의 "단기적인 변화보다 꾸준히 잘 쓰는 카피라이터로 성장하는 게 중요합니다"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단기적 스킬과 장기적 근력 기르기 사이의 밸런스 조절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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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년생 때는 어느 정도 수준의 퀄리티를 뽑아내려면 스킬이 필요해요. 요리로 치면 웍을 쓰는 기술, 칼질하는 기술 같은 건 꼭 알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거기에만 집착하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어요. 한계점이 명확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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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팅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건 필력과 관점인데요. 필력과 관점 모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요. 필사한다거나, 양질의 글을 읽는다거나,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을 정리해보는 거죠. 그런 게 진짜 인사이트로 연결되는 근본적 힘이 돼요. 이 힘이 있어야 덜 지치고, 덜 뒤처진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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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유병욱 CD님만의 철학이나 소명 의식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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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장 자주 만나는 문장을 쓴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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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광고는 가장 천대받는 미디어라고 하잖아요. 물건을 파는 매체이고, 휘발되기도 쉽고요. 하지만 누적의 관점에서 보면 광고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일 수 있어요. 영화는 두 시간이고, 드라마는 16부작인데, 광고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날 수 있잖아요. 반복되는 만큼 많이 누적될 수 있고, 그만큼 대중문화가 될 가능성이 커져요. 시대의 문장이 될 확률도 높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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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부심을 잃지 않고 싶어요. 저는 문장으로 공을 차는 사람이고, 제가 뛰는 그라운드는 포텐셜이 높은 곳이라는 자부심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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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만 구독자 문명특급 90년대생 팀장이 일하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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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적인 게 왜 나쁜데?" 💭 "일에 몰입한 정도가 비슷하면 세대 차이를 느끼지 못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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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의 오리지널 Video 시리즈 <90년대생 팀장이 온다> 첫 번째 주인공은 문명특급 홍민지 PD입니다. 스브스뉴스의 인턴으로 시작해, 183만명 구독자를 가진 채널을 만들기까지 90년대생 팀장으로서 팀원과 어떻게 소통하고,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요즘 세대에게 통하는 리더십이 궁금하셨던 분들께 이 비디오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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