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로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무신사 출장 때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못 갔던 곳들을 찬찬히 둘러봤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가게가 있었어요. 기치조지의 '지팡이 숍'이었습니다. 1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디자인의 지팡이를 팔고 있었어요.
초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답게 여행 오기 전까진 막연히 '실버 상품이 많겠지' 예상했는데요. 이렇게 한 종의 물건만 파는 가게가 운영되고, 또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다는 게 신기했어요. 우리나라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시도가 나오겠구나 싶었고요.
오늘은 폴인에서 다뤘던, 빈틈을 파고든 뾰족한 비즈니스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성수동 '감도 장인'의 경험 설계법은
2023년 폴인이 기획한 소나타 디 엣지 토크에서 김재원 대표의 강연을 듣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무실서 백색 A4용지는 안 쓴다, 미색만 쓴다"고 하셔서요. 무심코 쓰는 사무용지조차 브랜드 컬러에 따라 엄격히 제한(?)하는 분이 만든 공간이라면 대체 얼마나 감도 높은 건가 싶었어요.
성수의 문구 전문점 포인트오브뷰는 일본 긴자의 이토야 문구처럼 한국의 문구점을 대표하는 곳입니다. 하루에 1000명이 넘게 방문하는 문구점은 어떻게 경험을 설계했을까요? 김 대표가 주고 싶었던 '오프라인만의 산책적 요소'를 읽어보세요.
나에겐 이 공간이 필요한데, 남들에게도 그럴까?
폴인에 와서 알게 됐습니다. 성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기록에도 관심 많다는걸요. 기록법이나 글쓰기 콘텐츠는 늘 조회수가 높은데요. 라이팅룸 아티클도 그랬습니다. 라이팅룸은 '기록 덕후'가 만든 글쓰기 공간입니다.
촘촘히 설계해 공간을 실현했지만, 6개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요. 송예원 대표는 그 불안감을 자신이 제일 잘 하는 것, '기록'으로 풀었습니다. 불안도 파도처럼 리듬이 있다, 그 리듬을 기록해서 직면하면 잘 다룰 수 있게 된다는 송 대표의 태도가 인상적이었어요.
금옥당을 보면 무조건 사는 이유
그건 바로 이 인터뷰 때문이에요. 빙수집 옥루몽을 만든 김현우 대표의 다음 사업은 양갱이었습니다. 양갱 하나만 팔아서 될까? 싶지만 여전히 성업 중이죠.
"기본기,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개성은 힘이 없다"는 그의 말이 오래 남아요. 트렌디한 매장에 들어가 보면 정작 알맹이가 없단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요. 소신과 실력을 차근히 갖추는 게 오래 가는 브랜드의 비밀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