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신호상 대표의 커리어입니다. 제가 꽂힌 단어는 회계학이었어요. 회계학 전공자는 왜 브랜드 대표가 됐을까요? 그는 "회사 문제를 숫자로 풀면 회계사, 비즈니스 돌파구를 찾으면 컨설턴트, 이 2가지를 다하는 건 마케터"라 답했습니다. 버거킹 4달러 버거 캠페인·석촌호수 러버덕·최현석 셰프 CF 기획 비하인드를 노트에 담듯 정리했어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동료에 대한 철학. "새로운 사람과 일한다고 새로운 게 나오는 게 아니다", "성공의 경험을 나눈 사이는 그 어떤 관계보다 진하다"라고요.
채진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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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서' 말고 '좋아서' 하는 이직을 하세요.
컨설턴트→마케터→KFC 대표 "좋아서 하는 이직을 하세요"
햄버거를 좋아해요(웃음). 컨설턴트로 일할 때 야근을 자주 했어요. 햄버거가 먹기엔 제일 편했죠. 혼자 버거킹을 자주 갔는데 마침 이직 제안이 왔어요. 문제를 직접 풀 수 있는 기회라 옮겼어요. 컨설턴트는 늘 '실행'에 대한 열망이 있거든요. 회사 살릴 전략은 다 세우는데 실제로 적용해보긴 힘드니까.
풀어야 할 '문제'를 잘 찾기 위해선 '왜'라는 질문을 계속 하세요. 특히 성과가 크게 났을 때요. 그때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돼요. 그러면 비즈니스에서 빈 부분이 잘 보이거든요. 그게 지금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겠죠. 이렇게 하다보면 해야할 일이 무궁무진해져요(웃음). 구조적으로 어디를 빨리 건드려야 더 큰 수익을 낼지 선명하게 보이니까.
보통 챔피언스리그는 한국 시간으로 새벽 4, 5시에 중계돼요. 그 시간에 축구 보려면 캄캄한 방에서 혼자, 가족들 깰까봐 소리를 작게 켜둬야 하죠. 그런데 축구는 다같이 봐야 재밌잖아요.그래서 기획한 게 트러스트 바Trust Bar예요. 무인세탁소에서 진행한 작년 런드로매치의 '이게 통했구나' 하는 지점을 극대화했어요.
사전 선발된 팬들만 입장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야 처음 보는 사이라도 축구 이야기로 쉽게 어우러질 수 있을 테니까요. 찐팬만 맞출 수 있는 축구, 챔피언스리그 관련 퀴즈를 내고 만점자 중 현장 참석자를 추첨했습니다.
일을 못해서 다른 사람한테 민폐를 끼친다? 상상만 해도 두렵죠. (웃음) 그런데 제가 실패하는 것 자체는 두렵지 않았어요. 저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거든요. 시골 출신인 제가 판사 일을 문제 없이 해왔잖아요. 그 후로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을 더 바란 적은 없어요.
중요한 건 변화와 차이를 만드는 거예요. 판사 일을 그만두고 방위사업청으로 향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법정과 달리 행정부는 훨씬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곳이거든요. 정재민이 아닌 다른 사람이 와도 똑같다면, 제가 그곳에 있는 의미가 없잖아요. 인정받는 자리에 가면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 안정감을 이겨내야죠.
두 번 본 영화 <승부> 대사입니다. 바둑 사제지간 조훈현, 이창호 이야기를 픽션으로 만들었죠. 어린 제자가 전성기를 맞은 스승을 꺾은 뒤 달라진 둘의 관계, 미묘한 감정을 자세히 표현했어요. 가장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떨어진 스승이 다시 도전한 것도 기억에 남고요. 영화가 끝난 뒤 커리어에서 나를 가장 많이 성장하게 한 사람이 누구일지 돌아봤어요. 여러분도 그런 사람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