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타리오 문구페어에 다녀왔습니다. 이 말은 곧 잔잔하게 가산을 탕진했다는 뜻입니다. 취재차 간 거라고 마음 다잡고 입장했는데, 분명 부스만 둘러보기로 했는데… (이하 생략). 문구인의 지갑과 마음을 빼앗은 이 페어는 누가, 왜 기획한 걸까요?
문구숍 포인트오브뷰 김재원 대표와 29CM 정건효 커머스 전략실장을 만났습니다. R&R 배분만 3개월, 실행까지 무려 1년 4개월이 걸렸답니다. 원래는 성수동 페스티벌이 될 뻔했다는데요. 동네 이웃 브랜드끼리 기획한 문구 페어는 어떻게 2만 5천명을 모으고 검색 10만건을 돌파하는 화제의 행사가 됐을까요?
황은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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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금요일: 신규 콘텐츠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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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개 문구사를 하나씩 컨택해서
일일이 설득했죠."
문구페어 '100m 줄·검색량 10만건' 1년 4개월의 비하인드
어떤 분께 연락이 왔어요. "문구 2세 모임이 있는데 한번 오실래요?" 알파문구, 화랑고무, 사파연필깎이 등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들의 2세, 3세 경영자분들이 있는 자리였어요. 문구를 쓰는 인구가 줄고 있어서, 다들 걱정하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문구는 애들이 쓰는 거라는 시각이 있거든요. 제품은 이미 좋으니까 기획만 조금 더하면 타깃을 확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일반 페어와 완전히 반대로 기획했어요. 참가사 라인업을 저희가 먼저 정해놓고, 나와달라고 영업했어요. 69개사를 하나씩 컨택해서 일일이 설득해야 했죠. 무조건 하겠다는 브랜드도 있고, 망설이는 브랜드도 있었죠. 새로운 시도에 대한 부담감과 최소 주문 수량 이슈 때문에 설득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사? 굳이 할 필요 없죠. 우리만 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차별점이 생기거든요.티콘에 외부 연사는 필요하지 않아요. 그동안 쌓아둔 콘텐츠를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게 중요하죠. 실무자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손에 쥐어 드려야 하니까요.
가격은 우리가 생각하는 티콘의 가치 수준이에요. 88,000원에서 150,000원으로 한 번에 올렸어요. 다른 컨퍼런스와 비교했을 때, 당시 티콘의 가격이 낮은 편이었고, 브랜딩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았죠. 가격을 2배 올린 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 의지이기도 했어요.
접근성 좋아서 쉽게 왔는데 매력을 못 찾아서 다시 안 오는 게 더 무섭죠. 그래서 상권에 집착하지 않아요. 일부러 빈자리에 들어가요. 그 장소에 응답하는 식으로 공간을 만들거든요.
요즘 뾰족한 타깃에 맞춰 공간을 기획하는 흐름이 많은데요. 저는 반대로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찾는 공간이 좋은 공간이라 생각해요. 결국엔 '운영'이 중요해요. 세상에 부족한 건 하드웨어가 아니라 마음이더라고요. 멋진 공간도 결국 그 마음이 채워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갈 때 비로소 완성돼요.
짧은 부산 여행 중 다녀온 수안커피컴퍼니. 고객경험이 좋았습니다. 아메리카노 플레이트를 시키면 쟁반에 탄산수와 생크림, 시럽과 초콜릿이 곁들여 나오는데요. 순서대로 먹으면 마치 커피 오마카세를 즐기는 느낌이 듭니다. 먹는 법이 적힌 작은 카드가 있는데요. 커피 가루가 담긴 작은 봉투가 끼워져 있어요. 여기서 마신 커피 경험을 그대로 집에 가져가라는 장치겠죠? 커피 시리즈 인터뷰를 다녀와 그런지 카페마다 다른 콘셉팅을 경험해보는 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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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창에서 폴인 뉴스레터를 클릭하고 스크롤을 쭉 하는데 "나대고 다녀야 기회가 온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손가락이 멈췄어요. 머리로는 알지만 40년간 살아온 습관이 배어 있어서인지 내 성과를 세련되게 어필하는 건 늘 어려운 일인데, 월요일 아침부터 다시 한번 새기게 되네요. 주간 업무 회의를 1시간 앞두고 읽은 오늘, 제가 1분기에 냈던 성과를 밉지 않으면서도 잘 나대면서 열심히 어필해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마케팅 백그라운드 분들의 사례를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실패했던 사례에서 배운 learning point 들을 소개하는 내용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