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13년 차. 내가 서 있는 이곳이 회사인지 산티아고 순례길인지 헷갈리는 요즘입니다. 나를 다스리며 일하려니 힘들어서요. '버티는 게 답'인 건 압니다만 스스로를 다잡지 못해 갈팡질팡하는데요. '커리어를 지키기 위한 속성 과외라도 받고 싶다' 생각하다 결국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신수정의 트레이닝>.
업력 30년 차 신수정 대표의 후배가 돼 훈련받는 콘셉트입니다. 오랜만에 칠판 앞에서 학생처럼 수업을 들어서일까요. 마음이 조금은 굳건해졌습니다. 커리어 1타 강사는 어떻게 13년, 9년, 7년 차 직장인의 불안을 잠재웠을까요?
채진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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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엣지 있는 사람'을 성장시켜요.
신수정의 트레이닝① 퇴사가 어려워진 40대에게
일반적으로 연차가 쌓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선택의 폭이 줄어듭니다. 희미해져요. 마치 높은 산에 올라가면 공기가 희박해지는 것과 같아요. 2, 30대에는 왔다 갔다, 갈팡질팡해도 되지만요. 40대에는 완벽하지 않아도 자기 철학을 정립해 나가는 게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라도요.
상사는 목사님이 아니에요. 팀원이 일을 잘 못하는데 이것도 괜찮고, 저것도 괜찮다고 하는 리더 있죠. 성과도 못 내고, 팀원도 성장 못 시키는 리더가 팀을 망칩니다. 차라리 온탕, 냉탕 왔다갔다 하는 게 나아요. 평소 차갑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정확하게 따뜻하기. 어쩌면 이런 스타일의 리더가 팀원들에게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어요.
회사가 판을 깔아주지 않으면 자기가 깔면 돼요. 웹툰 '삼우실'은 성공했어요. 1년 8개월 만에 팔로워 20만 명을 모았죠. 하지만 김효은이 성공한 건 아니더라고요. 만화에 정해진 포맷이 있으니 회사에서는 제가 대체될 수 있다고 판단했나봐요. 대체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나대고' 다녀야 해요. 그래야 좋은 기회도 많이 오고, 세상이 저라는 사람을 발견해주더라고요.
회사에서 나를 좋아하는 동료가 딱 한 명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하는 일을 지지해주고, 잘할 거라고 믿어주고, 제게 결정권한을 주는 사람요. 그런 분들이 있어서 회사에 남아 있습니다.
나를 세일즈 해야 해요. 미국에서 3년 로스쿨 유학하고 왔으니, 어떻게든 수련을 하고 싶었어요. 당시 채용을 하나도 안 하는 시기였고, 한국 사람은 마이너리티 중에서도 마이너리티였죠. 컨택 포인트 200곳에 커버 레터와 자료를 돌렸습니다. 왜 저를 뽑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폭탄으로 안겨줘야 들어나 주겠다 싶었으니까요.
저는 2인자주의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권자와 최대한 가까운 방향으로 가려고 해요. 열심히 했을 때 제 머리통이 보여야 해요(웃음). 그러면 기회가 생기거든요. 대표가 나를 인지할 수 있는 조직으로 가야 해요.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취미 이야기와 함께 버무린 삶을 대하는 태도를 엿보는 게 재밌거든요. 폴인에 사전 연재된『아무튼, 테니스』도 바로 결제했죠. 지갑을 연 단어는 '경쟁'. 평생 숙제인 경쟁을 어떻게 글로 풀었을까 궁금했는데요. 이 문장을 읽고 코 끝이 시큰해졌어요.
"에버트는 커리어 초반 라이벌을 미워하도록 훈련 받았다. 그러나 네트 너머 상대를 좋아해야 마음이 더 편안해지고, 그래야 최상의 경기력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