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에디터입니다. '업계의 시기, 질투를 받는 곳.' 돌고래유괴단에 대해 광고업계 지인들에게 묻자 돌아온 답이었습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의 키를 스스로 쥐고, 영업도 따로 하지 않고. 광고대행사라면 원하지만 할 수 없던 그걸 하는 팀이라고요. 궁금해졌습니다. 작품만큼이나 일하는 방식도 남다른 것 같은데, 어떨까? 인사이드 시리즈로 기획했죠.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신우석 감독. 제게 "이건 실패한 인터뷰가 될 것"이라고 했어요. 조직문화도, 시스템도 없는 팀에 그걸 묻는다고요(웃음). 그리고 두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는데요. 이 인터뷰, 정말 실패했을까요?
"나는 거울 속 나보다 두 뼘 크다. 늘 생각해요.
두발 더 가도 안전선을 넘지 않아요. 더 과감해도 돼요."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돈 못 벌어도 돼요. 본질은 작품이죠."
믿는 구석 있는 거 아닌가? 실패할 게 뻔한데. 주변에서 그래요. 근데 그딴 거 전혀 없어요.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실패 가능성을 생각해서 대책을 세우겠죠. 근데 저희는 현명하지 않았던 거예요. 잘 모르니까 공포도 적었고.솔직히 말하면 가다 눈치챈 적 있어요. 이거 삐끗하면 지옥행이겠는데. 근데 그때도 그렇게 안 되면 되지, 이기면 되지 한 거죠.
'아 이거 진짜 X 되겠는데'싶을 때 말고는 팀원들한테 터치 안 해요. 자기 스타일대로 해볼 수 있게 하는 거죠. 내가 모르는 과정을 거쳐 자신의 개성을 완성한 사람들인데, 어떻게 가르치겠어요. 저도 처음에 제 스타일 들고 나갔을 때 다들 생경해했단 말이에요. 이해시키기보다 결과로 증명했죠. 그런 환경이 되어주고 싶은 거예요.
작품에 뭐 이렇게 죽자고 달려들지? 남들은 이해 못 할 수도 있어요. 저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보다 행위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에 대한 애착이 크거든요. 그게 이 일을 하는 1번 이유예요. 광고든, 뮤직비디오든, 영화든 다 작품인 거예요. 그 작품이 제일 중요하고요. 소유권은 상관없어요. 그냥 작품으로 잘 존재하면 돼요.
점장이 됐을 때, 스태프들을 한 팀으로 뭉치게 하려고 제가 아니라 '매장 경영'을 돕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했어요. 그게 팀 전체, 스태프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관점으로요. 왜 해야 하는지를 납득시키고 그게 동력이 되게 한 거죠. 그래서 한번은 할인 행사 운영 계획보다, 이뤄낼 성과와 승급 계획에 집중했고, 손에 꼽는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었어요.
새로운 업무에 손 들어보세요. 내가 뭘 잘하는지 찾을 수 있고, 그걸 발견하면 역량을 키울 기회잖아요. 또 어떤 포지션에 있든 제 미래에 도움이 돼요. 스태프로 일할 때 제일 먼저 청소를 배우고, 매장에서 청소 제일 잘하는 스태프가 됐는데요. 점장이 돼서는 제 노하우를 가르쳤어요. 교육팀으로 옮겨서는 제 청소 방법을 담은 영상 교육 자료를 만들었죠.
대표이사, 임원보다 더 힘든 게 누굴까요? 바로 '팀장'입니다. 팀 구성원이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해졌고, 승진이 목표인 사람도 줄었죠. 직원들도 리더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요. 그러니 리더에 대한 관점부터 정리해야죠. 리더는 다른 사람을 움직여 목표를 탁월하게 달성해야 돼요. 그래서 이기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리더십이 필요하죠.
"요새 직원들은 이기적이다" 많이들 그래요. 그런데 사람은 원래 그렇습니다. 이익을 보고 움직이죠. 환경에 따라 바뀐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이걸 '성약설'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주변 변화에 생각보다 약한 존재인 거죠. 그래서 리더는 팀원의 동기를 발굴하고 이해해줘야 해요. 돈이 다가 아니라 누군가는 관계나 인정을 중요히 생각하니까요.
지난봄 인터뷰로 처음 만난 오하림 카피라이터의 직업 에세이입니다. 카피라이터의 기쁨과 슬픔을 담백하게 담고 있어요.
'온 세상이 남의 약점을 찾으려드는 데 장점만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니 꽤 낭만적이다, 자주 감동하고 자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창의적인 일의 진짜 얼굴은 회색빛 지루함에 가깝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내 일에 애정을 가진다는 건 어떤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일을 어떻게 표현할 것 같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