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주 에디터입니다. 500여쪽의 소설을 정신없이 읽어치운 채 정유정 작가를 만났습니다. 중독성 있는 스토리를 어떻게 설계하는지 궁금했는데요. 뜻밖의 비결은 '주 6일 달리기'였습니다. 글쓰기를 너무 하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그 일을 평생 할까 고민하던 끝에 나온 루틴이었죠.
소설 쓰기 전 1년간은 공부만 하고, 그 내용을 직접 손으로 적어 노트에 기록한다는 정 작가. 특별히 폴인을 위해 그간 정리해온 손글씨 노트를 공개했습니다.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미 재능이 있는 것'이라는 작가의 인터뷰, 지금 바로 읽어보세요!
"작가가 아니라 '쓰는 사람'이고 싶어요.
궁극의 이야기, 그 자체가 제 삶의 추동력이죠."
작가 정유정, "좌절해도 다음 날 또 쓰는 거죠"
『7년의 밤』이 잘 되면서 이제야 내 자리가 생기나 싶었어요. 그런데 암에 걸렸다는 걸 알았죠. 방사선 치료를 38회 받고, 바로 지리산으로 들어갔어요. 머리가 맑아지지 않아서 새벽 4시에 둘레길을 뛰었어요. 제가 쓰고 싶은 소설을 아직 못 썼거든요. 평생토록 제가 욕망해 온 일이니, 궁극의 이야기 하나는 써봐야겠다 싶어요.
조급해요. AI 소설가보다 더 빨리 쓰고 싶어서. 소설가는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게 유리해요. 문학은 비좁은 땅에 발을 딛고 어마어마한 허구를 덧붙이는 과정이라, 인간의 창조성이 거기에서 생기거든요. 다급함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죠. AI가 경험하는 속도와 인간의 속도를 비교할 수 있을까요? 그 전에 제가 할 일을 빨리 마쳐야겠다 싶어요(웃음).
'그냥 공간'이면 안 돼요. ①캐릭터의 내면을 은유하거나 ②캐릭터의 외피를 담아내야죠. 공간이 장악돼야 캐릭터를 어디에 세울지 알게 되거든요.남매 관계였던 인물들을 연인 관계로 바꾼 계기도 사막에서 만난 여우였어요. 하염없이 기다리던 여우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얼음, 땡!' 깨달았죠. '연인관계여야 하는구나.' 돌아와서 원고를 다 버렸어요.
모든 백화점은 익스클루시브한 콘텐츠가 필요해요. 고객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을 이유가 필요하니까요. 문제는 '한 끗'이죠. 국내 최초로 들여오기만 해서는 안 되고, 여기에서만 줄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잖아요.그래서 디저트 오마카세 테이블을 만들거나, 르빵·스코프 같은 베스트셀링 아이템만 모은 '빵'편집숍도 만들었어요.
7~8년 전부터 꾸준히 컨택했어요. 로컬 브랜드를 백화점에 들여오기 쉽지 않거든요. 외부 매장을 잘 늘리지 않죠. 스위트파크 오픈이 구체화한 다음엔 적극적으로 비전과 기획 의도를 어필했어요.입점 위치도 민감하니까, 개방감이 느껴지는 공간 렌더링 이미지도 보여드리고요. '입점해도 되겠다'는 신뢰를 얻으려 노력했죠.
생성 AI의 역할은 'How'라고 생각해요. 마케터의 영역은 'What, Why, If'고요. 업무 효율이 오르는 거지 마케팅 효율이 오르는 건 아니에요.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오는 데, 인풋은 인간의 영역이거든요. 앞으로 인간만이 보여주는 '엣지'가 더 중요해지겠죠. 모두가 생성 AI 툴을 쓰는 시대에는 다르게 질문해야 좋은 결괏값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해야 내 콘텐츠가 스팸이 되지 않을까'를 고민해요. AI로 맞춤형 콘텐츠가 휴대폰을 열 때마다 쏟아지면, '스팸'으로 느낄 가능성이 커지잖아요. 유저의 마음을 생각해야죠.어떤 목적, 감정으로 플랫폼을 쓰는지 고려하는 거예요.틱톡은 '자극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쓰잖아요. 그래서 다른 SNS에 비해 광고성 콘텐츠에 몰입도가 높은 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