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희 에디터입니다. 지난 연말 '핵개인 시리즈'로 함께한 송길영 작가를 다시 만났습니다.『시대예보: 호명사회』출간을 맞아 폴인 멤버분들을 위한 시리즈를 기획하고 싶다고요.
그가 주목한 건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들', 즉 업계의 네임드입니다. 그는 데이터를 통해 '박 대리, 김 전무'로 불리던 이들이 다시 제 이름을 찾는 현상을 발견했고, 이를 '호명사회'라 명명했어요. 우리는 왜 이름을 잃고, 다시 찾고 있을까요? '호명사회 :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들' 시리즈를 통해 그 답을 얻어 보세요!
이름 아닌 '김 대리, 박팀장'으로 불리는 사람들,
우리는 왜 이름을 잃게 되었을까요?
"먹고사는 방법, '내 이름'부터 찾아야 해요"
이름에 박한 사회잖아요. 20년 전 퇴직한 동료들은 아직도 서로를 마지막 직급으로 부른대요. 계속 '김 상무, 박 전무'인 거예요. 그 사람의 다양성, 다면성이 다 제거되잖아요. 이름은 단독자로서의 지칭이나 그의 아이덴티티로 인식되는 거거든요. 그걸 이제 사람들이 원하는구나, 발견하게 됐죠.
요즘은 일을 받으면 "제가요? 왜요?" 한대요(웃음). 내가 일의 80% 이상을 했는데 나에게 일을 시킨 당신이 그 영예를 왜 다 가져가느냐는 거죠. 예전에는 그게 관리와 책임의 역할로 인지됐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이렇게 개인의 이름이 드러나는 사회에서는 온전히 자신이 만든 것을 세상에 알리며 성과를 쌓아가는 이들에게 열광해요.
인정의 결이 중요해졌어요.자기 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은 같은 애호를 가진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너무 기뻐해요. 내가 추구하는 바와 그의 성취의 결이 같기 때문에, 그가 나를 칭찬하는 것만으로도 내 성취, 성장에 대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고 금전적 성취만을 칭찬해요. "얼마 벌었나요?" 그럼 모욕감을 얻을 수도 있죠.
기존에 박물관 기념품 하면 대체로 고루하고 촌스러워서 살 것 없다는 이미지가 강했잖아요. 억지로 사는 느낌이었죠. 방문 기념만의 목적이 아니라 정말 갖고 싶은 걸 만들자는 목표가 강했어요. 유물인 듯 유물이 아닌 듯. 새 브랜드를 론칭하고 상품군을 확장하는 '차별화'부터 했죠.
단순히 스카프, 손수건이 아니라 그 안에 스토리를 담는 게 관건이죠. 상품을 통해 유물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거잖아요.얼굴무늬 수막새라는 보물이 있어요. 액운을 막아주는 의미를 가지는 데, 웃는 얼굴이거든요. '천 년의 미소가 나를 보며 웃네, 행운의 미소가 나에게 왔다'이렇게 풀었어요. 유물의 의미를 투여하고,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까지 얘기한 거죠.
100% 객관적인 트렌드라는 게 있을까요? 트렌드는 '관점'이에요. 데이터 자체는 팩트에 불과하죠. 내 관점을 어떻게 기르느냐에 따라 트렌드를 읽는 눈이 달라져요.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 알고 있는 것만 봐요. 그래서 언제든지 켜질 수 있는 'On-demand' 관점이 필요하죠. 경각심을 갖고 보면, 관계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툭툭 연결되거든요.
트렌드 속 숨은 동인을 찾으면, 예측도 가능하죠. 정반합의 원리가 통하거든요. 어떤 트렌드가 있으면 역트렌드가 나타나요. 그 '정'에서 '반'이 나오려면 그 중심이 되는 코드를 알아야죠. '욜로'와 '갓생'에 깔린 코드는 같아요. 젊은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함이죠. 그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해줄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