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진솔 에디터입니다. 저는 일할 때 빨리 타올랐다 금방 식어요. 그래서 인터뷰 단골 질문이 '어떻게 하면 질리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을까?'인데요. 32년 동안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정샘물 대표를 만나 물었습니다. 혹시 다른 일을 해보고 싶진 않았는지.
그러자 "30년 넘게 했지만 더 잘하고 싶은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죠. 같은 일을 하며 한자리를 오래 지키는 비결이 뭘까 곱씹어 봤는데요. 답은 내가 나의 일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 있는 것 같았어요. 여러분은 지금 하는 일,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오늘 아침부터 '자기답게' 살고싶다면
나에게 시간을 들이고, 친해지세요"
정샘물의 롱런 비결? "내가 '나'에게 투자해야죠."
단점의 반대말을 찾으면,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알 수 있어요. 커리어를 처음 시작할 땐 내성적이었어요. 사람들과 일하는 데 불편할까, 나를 바꾸고 싶었죠. 제 장단점에 대해 자기 객관화를 먼저 해봤는데요. 장점보다 단점이 너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그걸 쓴 게 큰 도움이 된 거죠.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설정하고, 그 방법을 찾아보세요.
'자기다움'을 찾으려면 나에게 시간을 들이고, 나랑 친해져야죠. 오늘 컨디션은 좋은지, 내 마음은 어떤지. 진지하게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바쁠수록 더 잘 관찰하고 중심을 잡아야 해요. 나를 정돈해 놔야, 상황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거예요.
이 사람만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 사람 피부에 딱 맞는 색을 찾으려 했죠. 화장품을 그대로 쓴다는 공식을 깼더니 '투명 메이크업'이라는 새 문법이 만들어진 거예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들 이 화장법을 좋아해요. 있는 모습 그대로, 나다울 수 있으니까.
만 10년 차가 됐을 때 커리어를 돌아봤어요. '현재에 안주해서 스스로 성장 기회를 만들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거죠. 대학원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나면서 역량이 확장되는 걸 느꼈어요. 업무적 역학 관계없이 관련 분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대학원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일과 나' 사이에 거리를 둘 수 있게 됐어요. 수업에 출석을 해야해서 광고주 미팅 중간에 나와야 할 때도 있었는데요. 개인적인 부담을 떨쳐내는 게 어려웠죠. 그런데 저 한 명 빠졌다고 프로젝트에 큰 공백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고요. 맡은 일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는데, 동료와 후배 몫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편의점 업계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건 결국 PB 상품이에요. 우리만의 차별화된 제품이 있어야 고객을 데려올 수 있거든요. 가격 하나로 승부 보는 시대는 지났어요. 소비자들은 좀 비싸도 나의 니즈를 정확히 맞춘, 퀄리티가 보장된 제품을 선택하죠. GS25의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2014년에 출시했지만, 지금도 컵라면 매출 톱 3안에 들어요.
유통사가 만드는 제품은 속도가 빨라요. 트렌드에 맞춰 상품을 출시할 수 있죠. 기획부터 판매까지 짧으면 3개월, 길어도 1년이면 제품이 나오거든요. 일반 브랜드보다 프로세스가 간소한 편이죠. 대신 새로움에만 사로잡히면 안 돼요. 편의점은 대중이 찾는 플랫폼이니까요. '새로움'만 추구해서는 고객을 붙잡을 수 없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