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오 에디터입니다. 지난해 '서울, 마이 소울'이라는 서울시 슬로건이 공개됐는데요. 바뀐 슬로건과 함께 새롭게 디자인한 서울시 BI, 보신 적 있으시죠? 서울시 BI를 디자인한 브렌든 스튜디오 이도의 대표를 만났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보며 궁금했어요. 서울시부터 네이버 치지직과 LG생활건강의 더 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디자인이 어떻게 탄생했을지 말이죠. 만나보고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한 가지 스타일을 고수하는 건 위험하다'는 철학으로 탄생한 결과라는 걸요. 현재 작업 방식에 영향을 끼친 라인 시절 경험부터, 브렌든 스튜디오 작업 비하인드까지 들어봤습니다.
"디자이너가 롱런을 하려면,
한 가지 스타일로는 어려워요."
크리에이티브 원천? "다양성 + 자기만의 언어"
그래픽, 모션, UX, 3D… 서로 다른 직군의 디자이너를 섞어서 팀을 구성했어요. 라인에서 일할 때 다양한 팀원들이 모여 기존의 틀을 깨는 결과물이 나오는 걸 경험했거든요. 덕분에 서울시의 '서울, 마이 소울' 로고부터 네이버 '치지직'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었죠.
디자인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저만의 언어를 다듬는 편인데요. 예를 들어, 저는 영화를 보더라도 '범죄도시'처럼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는 꼭 봐요. 영화가 4편에 이르는 동안 캐릭터나 스토리가 변주된 과정을 분석해보죠. 그러면 이게 어떤 면에서 성공한 건지도 설명할 수 있어요.
콘텐츠를 보면서 숨어 있는 맥락과 의미를 해석하는 게 디자인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악 어플 '딩고'의 로고를 디자인할 때, '띵'하는 알람 소리와 알람이 뜰 때 보이는 빨간색 원을 활용했던 것처럼요.
센스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패션에 민감한 사람이 센스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진정한 센스는 어느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스탠더드한 아이템을 최신 아이템과 조합하는 걸 잘 해내는 것이죠.
디앤디파트먼트는 새로운 것과 변하지 않는 오래된 것을 저희만의 감각, 기준으로 제안하고 있는데요. 무엇이 변해야 하는지, 무엇이 변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샤넬은 이 2가지를 제일 잘하고 있는 훌륭한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브랜딩은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전공 필수'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매출과 달리 브랜딩이나 디자인의 성과는 정량적으로 확인하기 어렵죠. 그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대세감'으로 가늠할 뿐이에요.
디자인의 차별화는 오리지널리티, 즉 자기다움을 집요하게 추구할 때 나와요. 점점 '다르다'는 게 중요해지고 있죠. 대량 생산의 결과가 아닌, 자신만의 터치를 넣어 새롭다고 느끼게 하는 거예요. 젠틀몬스터도 디자인이 예뻐서 유명해진 건 아니잖아요. 난해하고 그로테스크할지라도 아우라가 확실하고, 멋있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해요.
이상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박찬욱 감독이 말한 '역겹고 추한 것과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 공존하는 세계' 말이죠. 최근 본 영드도 그렇습니다.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화제작인데요.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리처드 개리의 스토킹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제목 '베이비 레인디어(아기 순록)'는 스토커가 주인공을 부르는 애칭이에요.
이야기가 이상한 지점은, 주인공이 스토커를 끊어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혐오와 연민을 동시에 느끼죠. 마지막에는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을 보며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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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경쟁해야 할 대상, AI가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또다른 인간입니다." 나만의 비즈니스 기회를 AI로 창출하는 방법, 인지과학자 김상균 교수가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