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희 에디터입니다. '내향인이자 개인주의자' 조준호 전 LG 대표를 만났습니다. 대학 때 MT도 못 갔을 만큼 지극한 내향인이라고요. 그럼에도 최단기로 승진을 거듭해 '최연소 대표이사 사장'이 됐습니다. 저 또한 내향인이라, 조 전 대표의 회사 생활 노하우가 무척 궁금했어요.
"내향인은 크게 성장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는 조 전 대표. 오늘 아티클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고 일하는 법'을 나눠 주셨어요. 4월 11일(목) 세미나에도 모셨는데요. 조 전 대표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정말 내향적이었어요.
하지만 소극적이지는 않았죠."
처세 대신 '성과'로 승부 본 비결
대학 때 MT를 못 갔어요.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걸 힘들어해서요. "너는 왜 잘 어울리지를 못해" 그런 말을 자주 들었어요. 정말 내향적이었어요. 하지만 소극적이지는 않았죠. '누구도 부인 못할 성과로 승부하자'. 그게 제 선택이었어요.
제 경험상, 사람들은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잘 신뢰해 주지 않더라고요. 전기차 프로젝트를 이끌 때도 일단 작게 팀을 꾸리고, 별도의 예산을 투입하며 조용히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결과물이 눈에 보일 때쯤 공개했죠. 직접 타 보고는 다들 깜짝 놀랐어요. 의구심을 갖던 중요 인사들이 한순간에 지지자로 돌아섰고요.
그렇게 상무, 부사장을 거쳐 사장 자리에 올랐어요. 처세 없이 정말 묵묵히 일만 해도, 실력을 쌓으면 정말 누군가는 알아보고 조용히 지지해 줘요.
도서관에 자동 연주 기능이 탑재된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들여놓고 싶었어요. 공간의 품격을 배로 높일 수 있다고 확신했거든요. 알아보니 2억4000만원이더라고요. 예산 지침을 한참 벗어난 가격이었죠.
공공기관에서는 원한다고 무조건 밀어붙일 수는 없어요. 지침을 지키며 조직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존 공공기관 사례를 찾아 보다, 렌털 서비스 항목을 발견했어요. 주로 정수기를 살 때 이용하는데, 1억2000만원 상당의 스마트도서관도 같은 방식으로 들였다는 걸 확인했죠. 근거로 삼아 의회를 설득했어요. 끝내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죠.
외향적인 조직에 들어간 내향인은 굴레에 빠져요. 조직에 안 맞는 것 같은, 마케터로 자질이 없는 것 같은 회의감에 빠지죠. 그래서 내향인 마케터는 반드시 '나의 쓰임'을 파악해야 합니다. 팀에서 내가 상대적으로 잘하는 게 뭔지 고민해야 해요. 마케팅은 팀플레이니까요.
저는 예전 버디버디 시절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거치며 웃긴 댓글을 써 왔어요. 그게 훈련이 됐는지 '다들 고로케 산다', '굶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은 재밌는 카피를 써 사람들의 반응을 얻었고요. 그게 최초의 성취였어요. 마케팅 조직 안에서 쓸모 있는 인간이 된 거죠.
아마 '올해의 소설' 중 하나가 될 것 같아요."이 짐승아, 대관절 어디서 코를 베어 온 거야?"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얼굴에서 코가 사라졌다! 이 한 대목에 이끌려 바로 읽기 시작한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선 『코』입니다. 8등관 관리가 사라진 자신의 코를 찾아다니는 황당한 내용인데요. 곳곳에 체면와 직급을 중시하는 사회에 대한 풍자가 가득 담겨 있어요. 알고보니 고골은 도스토옙스키의 스승이라고요. 이 책이 쓰인 1836년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랜만에 고전을 읽어보고 싶은 멤버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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