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희 에디터입니다. SNS를 해보라는 제안은 팀 합류 때부터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SNS를 하지 않아요. 마음을 안 먹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몇 가지 자기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죠.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건 아닌데⋯' '지금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거 아닐까?'
그 고민에서 'SNS, 지금이라도 꼭 해야 할까?'를 기획했습니다. 퇴사를 꿈꾸지 않는, 부캐(SNS)로 본캐(본업)을 키우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첫 화는 7년째 1일 1포스팅으로 본업에서 새 프로젝트를 이끈 신세계백화점 이형기 팀장의 이야기입니다. 'SNS, 내 일의 무기로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민하는 멤버분들께 추천합니다!
"나를 인정하지 않는 상사,
처음에는 독기로 시작했죠"
부캐로 본캐를 성장시키다
SNS 담당자로 인플루언서와 협업할 일이 있었어요. 리스트를 짜서 보고 해야 하는데, 어떤 분을 선정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에이전시 담당자분께 여쭸어요. 절반은 팔로워가 많은 사람, 2~30%는 깔끔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하라시더라고요. 팔로워 수 상관 없이요.
이유를 물으니 답이 "대리님, 보고하셔야죠" 였어요. 그때 알았어요. 보고용의 세계가 있구나. 나는 그 영역으로 간다(웃음).
SNS를 한다고 해서 꼭 메가 인플루언서가 될 필요는 없어요. 꾸준히 하다 보면 SNS 부캐가 본캐의 성장을 돕는 순간이 오거든요. 내 본업이 '홈구장'이라면, 홈구장을 떠나 원정 경기를 뛸 때도 온다는 거죠. 그때의 원정 경기장이 내 부캐의 홈구장이어야 해요.
출간 계약서에 사인한 날부터 #김키미의출간일지라는 해시태그를 달고서 SNS에 출간 과정을 기록했어요. 출간 비하인드를 공개하는 콘셉트로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할 때마다 똑같은 해시태그를 달기로 했죠.
1년 넘게 출간 일지를 봐온 팔로워들은 책을 반가워해 줄 거라 생각했고요. 책을 읽고 나서 저의 인스타그램에 들어오는 독자들에게는 '이런 과정이 있었다'는 이스터 에그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책 한 권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에게로 이어지는 장치를 마련하고 싶었거든요. 가볍게든 무겁게든 나의 브랜드를 알리는 콘텐츠를 기획해 볼 수 있었죠.
대부분의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저 나름의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만들었어요. 하나를 코어로 쓰고, 그걸 자동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요. 글은 블로그, 이미지가 메인이면 인스타그램. 제 콘텐츠가 잘 고여 있을 수 있는 그릇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하는 거죠. 얼마 가지 않아 증발할 것 같은 플랫폼으로는 시작하지 않아요.
정말 알려야 하는 글이면,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떠들어요. 그리고 플랫폼별로 기간을 다르게 설정해요. 대신 하루 이틀 간격으로 배포하죠. 사람들은 이미 세상 모든 이슈에 노출되어 있거든요. 신비주의 컨셉으로 포장해서 묻히느니, 잽을 날리는 식으로 홍보하는 거죠.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 말이 SNS에서 유행한 적이 있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전철에서 SNS 피드를 넘기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땐 불안한 기분마저 들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상쾌한 기분으로 회사에 돌아와 생산적으로 일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에요. 대신 '비생산적인, 쓸모없는 행동'의 중요성을 말하죠. 저처럼 정말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러쉬코리아 성장의 비밀: 환대하는 조직
5명의 조직에서 500명의 기업으로 크는 동안 바뀌지 않은 러쉬코리아만의 '해피피플'. 이들의 일하는 문화는 어떨까요? 즐겁고 행복한 조직은 어떻게 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