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헌정 팀장입니다. 최근엔 박찬용 에디터의 인터뷰를 즐겨 봅니다. 기획자로서의 시각이 유니크하거든요. 부러웠어요. 좁은 시장에서 트렌드를 좇다 보면 주제가 겹칠 때가 많은데요. 나만의 시각이 곧 경쟁력이 되니까요.
그 비결을 알고 싶어 TEO 프로듀서로 커리어를 확장한 전아영님, 밀리의 서재 베스트셀러를 기획한 남연정(드렁큰 에디터)님을 함께 모시고 오프라인 토크를 열게 됐어요. 감사하게도 금세 매진됐는데요. 우리가 일을 하며 추구하는 건 '나만의 분명한 존재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또 다른 행사도 오픈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기회를 마다하는 건 제자리에 머무르겠다는 거고,
모두 앞으로 걸어갈 때 제자리에 있는 건 퇴행이거든요."
'압도적 실력'은 질투 아닌 응원 대상
제 인생 그 자체였죠, 질투는. 질투는 답이 없어요. 질투받는 것의 장점이 뭘까. 나를 강하게 만들더라고요. 대학원 논문 쓸 때 교수가 혹평했어요. 그 공격들로부터 논문을 방어하려다 보니 계속 디벨롭 되더라고요. 칭찬은 기분만 좋지 도움은 안 됐고요.
결국 적과 질투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구나. 위장이 쓰려도 무소의 뿔처럼 나가자. 오히려 압도적 실력을 갖추는 순간 질투는 사라지죠.
혹평과 공격을 연료 삼았다고 했잖아요. 일에 대한 지적을 '나'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해요. 만약 이 지적이 감정적인 건지, 업무적인 건지 헷갈린다? 그럴 땐 그냥 후자로 받아들이세요. 비논리적인 비난인 게 확실하면 들이받아야겠지만, 애매하면 듣고 일의 땔감으로 쓰는 게 나아요. 그게 프로페셔널이에요.
후배, 팀원과의 관계도 어렵지만 가장 힘든 건 상사와의 관계예요. 하지만 리더라면 후배보다는 상사를 매니지할 줄 알아야 해요. '기대를 관리한다'는 건, 나에게 기대해야 할 것을 내가 직접 설정해 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행장님이 저에게 A~D의 일을 줘요. "네, A~C는 잘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D는 글쎄요." 나아가 이렇게도 말할 수 있어야 해요. "대신 E는 해볼 수 있겠습니다." 스스로의 골(Goal)을 만드는 거죠. 이렇게 상사하고도 협상이 필요해요. 건방진 이야기일 수 있어요. 하지만 나에게 솔직할수록, 상사에게 종속되지 않고 나 자신으로 일할 수 있어요.
위기가 아니었던 적은 없었어요. 소니 텔레비전 한국 지사장을 그만두고 이민을 갔어요. 3~4년 쉬는 걸 감수하고요. 몸이 꿈틀거리던 차에 디스커버리네트웍스에서 제안이 왔어요. 디스커버리 콘텐츠는 주로 다큐멘터리잖아요. 배급 책임자가 콘텐츠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데, 픽션 콘텐츠 일만 해온 내가 논픽션 쪽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막상 도전하니 예상치 못한 쪽으로 흘렀어요. 채널을 다시 론칭하면서 예능 장르도 제작하기로 하고,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의류 브랜드도 사업의 일부여서 소매업도 배우게 됐죠.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하게 됐어요. 위기에는 늘 기회가 있어요.
엊그제 동료들과의 점심 화제는 <크레센도>였습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우승 과정을 담은 다큐인데요. 임윤찬이 주연은 아닙니다. 콩쿠르에 함께 참가한 젊은 연주자들의 치열한 승부가 메인이죠. 그래서 더 좋았어요. 각국에서 온 연주자들은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도, 매 라운드마다 준비하는 과정도 달랐죠. 저는 클래식을 잘 모르는데도 눈물이 났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었어요. 엄청난 경쟁의 압박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며 성과를 내는 법이 궁금하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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