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주 에디터입니다. 예전에 한 회사에서 일한 동료가 12월 21일 폴인 세미나에 나옵니다.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입니다. 팀이 달라 매달 기획 회의에서만 잠깐 만났는데요. 늘 명확한 한 줄의 카피로 정리된 기획안을 가져왔죠. 그에겐 작업 중인 원고에 대한 확신이 있어 보였어요. 나중에 알았죠. 킬러 콘텐츠에 대한 자기만의 확실한 기준과 소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자신감이었다는 것을요.
그와 나눈 잠깐의 대화에서 이 세미나가 기획됐어요. "사람들은 책을 쓰고 싶어 하지만, 어떤 책이 읽히는지는 잘 몰라서 안타까워요." 새해, 내 책을 꼭 쓰고 싶은 분이라면? 베스트셀러 편집자의 특강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팔리는 이야기'엔 시간과 공간이 압축되어 있어요.
그 시공간이 창작자를 빛나게 하죠."
팔리는 이야기, 나도 만들 수 있을까?
출판사에 들어오는 투고 원고의 태반이 '어린 시절과 부모님에 대한 스토리'로 시작해요. 마치 잘못된 자기소개서 같죠. '퇴사하고 세계여행 떠난 이야기'도 많이 들어오는데요.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 시간이 특별하겠지만, 독자들 입장에서는 전혀 사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쓸 때 '진정성'의 늪에 빠지곤 합니다.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니까, 내가 간절하니까 다른 사람도 이 이야기에 다가와주리라 생각하죠. 하지만 '팔리는 이야기'로 만들려면 간절한 마음만으로는 부족해요.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대, 그중 전문가의 선택을 받는 원고의 특징은 뭘까요?
무언가에 선택 받는 데 저항감이 있던 것 같아요. 출판사, 신문사, 문학상… 나를 선택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잖아요. 어느 날 사과·고구마 상자를 봤는데 거기 이렇게 쓰여 있었죠. '농수산물 직거래'. 그걸 보고 '어? 왜 문학은 직거래하면 안 돼?'라는 생각으로 '일간 이슬아'를 시작했어요.
처음에 몇몇 문학계 어른들은 저를 되게 싫어하셨어요. '상스럽게 문학으로 장사를 해?' 그런데 저는 상관 안 했어요. 생계를 이어야 했으니까요. '일간 이슬아' 전까지는 매일 글을 발표해 본 적이 없어요. 구독료를 받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쓰지 않을까? 정도의 생각이었죠.
한 글자라도 더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중요해요. '에디터십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가장 많이 던져요. 에디터들이 모여 다섯 줄을 싣더라도 그 짧은 글을 위해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누기도 하죠.
매거진 B는 1호부터 최신 호까지 모두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요. 독자가 어느 시점에 어떤 책을 집을지 모르는 거죠. 그래서 변해야 할 것과 유지해야 할 것을 정하는 균형감이 필요해요. 잡지를 꾸준히 봐 온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새로운 인상을 주면서, 잡지를 모았을 때 컬렉션처럼 느껴지지 않는 요소는 피하려고 하죠.
'나는 솔로' 좋아하세요? 전 즐겨 봅니다(웃음). 이 프로그램을 만든 남규홍 PD의 아레나옴므플러스 인터뷰를 무척 인상 깊게 읽었어요. 그간 유튜브를 통해 몇 번 본 적 있는데,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시는 분이 아니었거든요. 결과물이 어찌 나올지 업계 사람으로서 매우 궁금했어요. "남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나, 두 자아를 합쳐 긍정적으로 살아가면 좋겠다"는 말과 "왜 일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2가지를 항상 생각하고 일하려 한다"는 답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꽤나 철학적인 인터뷰, 추천합니다.
폴인 웹에는 자주 접속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폴인레터 덕분에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더 관심이 가는 것들은 웹에 접근도 합니다. 그래서 구독에 대해서 ROI가 크다고 느낍니다. 저번 폴인레터에 추천해주신 도서도 관심이 생겨서 읽었어요. 삼성전자 고동진 전 사장의 '일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성장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폴인의 에디터 분들과 구성원 분들은 이미 '직업인'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평이한 내용보다는 인터뷰를 하는 대상의 가치관이나 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깊이 있는 질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요! 특히 윤종신 인터뷰는 참 좋았습니다. 대중들은 그의 가벼운 이미지만을 소비해왔는데, 저렇게 깊이 있는 성찰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이번 주 폴인레터, 어떠셨나요?
구독자님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설문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네이버페이 상품권 1만원권을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