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컬 #제주탑동 #아라리오 제주 탑동의 디앤디파트먼트, 어떻게 탄생했을까? Editor's comment 제주시 '탑동'은 삼도2동과 건입동, 일도2동 일대를 말합니다. 1990년대 탑동은 시장과 상점, 극장이 모여 있는 제주 최고의 번화가였습니다. 이후 인구와 상권이 이동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구도심이 됐죠. 그 곳에 발을 들인 건 문화기획사 '아라리오'였습니다. 9년동안 방치되어 있던 극장 건물을 인수해, 뮤지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리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공간에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예술과 콘텐츠를 담고, 길과 골목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았습니다. 2020년엔 '디앤디파트먼트 제주'를 오픈,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하고 골목길을 만드는 '아라리오 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영규 건축PD가 아라리오 제주의 김지완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린 '로컬'에 대한 그림은 어떤 것인지 자세히 들어보았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의 것을 신경써 활용하면 더 많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을 거예요." 김지완 아라리오 제주 대표 쇠퇴한 구도심 지역, 다시 '핫플레이스'로 8년 동안 방치된 영화관 건물을 미술관으로 만들었어요. 예술공간 운영을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을 살려보자는 취지였죠.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1층 데스크는 과거 프랜차이즈인 KFC가 있던 곳인데요. 지역을 그저 새로 바꾸는 게 아니라 과거를 유지하면서 옛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길 바랐어요. 관광객뿐 아니라 탑동에서 나고 자란 분이 오면 즐거웠던 유년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했죠. 그래서 기존에 있던 노란색 타일을 철거하지 않고 남겨뒀어요. 과거의 것을 남기고 그 위에 새 것을 덧칠하는 과정에서 '재생'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옛 이름 '탑동시네마'를 그대로 사용한 것도 마찬가지고요. 탑동시네마였던 곳이 아라리오 뮤지엄으로 바뀐 모습. ⓒ아라리오제주 '빼는 건축'이 의미 있는 이유는 저희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골목과 동선'이었어요. 골목을 통해 탑동의 모든 프로젝트가 연결되게 하고 싶었어요. 곳곳에 퍼진 건물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그 안에 사람들이 오가는 유기적인 디자인을 하려 했죠. 그러려면 한 명의 건축가가 총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반적인 콘셉트는 '보이지 않는 개발'이에요.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바로 옆 공간은 '빼기의 공간'이라는 철학이 잘 드러난 곳입니다. 오래된 건물에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오히려 빼면서 지역에 더 최적화한 공간을 완성한 겁니다. 공간 내부의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각 건물을 하나로 아우르며 공간의 첫인상을 만들어주는 동선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죠. 전반적인 공간 설계를 맡은 건축가 조 나가사카의 초기 구상안 스케치. ⓒ아라리오제주 전 세계에 오직 제주에만 있는 'd room' 전 세계 11개 디앤디파트먼트 공간 중 제주에만 유일하게 '디룸(d room)'이라는 숙소가 있습니다. 어떤 숙박 공간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끊임없는 토론이 있었어요. 이때 '호텔 같은 호텔은 만들지 말자'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대신 '친구 집에 놀러간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죠. 그러면서 친구 집에 갔을 때 기대하게 되는 것을 떠올려봤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있는 중고 가구로 방을 꾸몄고, 객실 번호도 없앴어요. 체크인을 하면 직원이 직접 불을 켜는 것부터 창문을 여는 법까지 차근차근 알려주죠. 뿐만 아니라 고객이 예약을 하면 신발 사이즈와 실내복 사이즈를 고를 수 있습니다. 디룸의 숙박은 회원제로 운영됩니다. 디앤디파트먼트의 철학에 동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롱 라이프 디자인 멤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디룸에 숙박할 기회를 제공하는 건 우리 활동을 응원하는 고객에 대한 하나의 혜택이라 생각해요. 잠깐 머물다 가는 게 아니라 탑동을 느긋하게 오래 즐길 분을 위한 공간을 만든 거죠. 그래서 멤버들이 객실에만 있기 보다 거실에서 다른 숙박객과 교류할 수 있도록 공간 구성에 신경을 더 썼습니다. 다양한 숙박객이 모여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디룸의 거실. ⓒ아라리오 제주 ※ 이 콘텐츠는 <뉴 로컬 : 발길 이끈 동네의 비밀> 의 2화 중 일부입니다. BEST! 이번주 멤버들이 가장 많이 본 스토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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