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 구독서비스입니다. 정식 오픈한 지 1년 만에 700% 성장률을 기록했죠.
1~2인 가구 타깃의 ‘구독 모델’로 차별화했고, 소량 랜덤박스·퀄리티 보장에 소비자의 지갑이 열렸습니다. 마케팅비를 쓰기보단 ‘콘텐츠’와 ‘브랜딩’으로 승부합니다. “서비스를 알리는 건 광고지만, 고객전환과 리텐션은 결국 브랜딩이라 생각해요” 최현주 대표를 온라인으로 만났습니다.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찾는 데 집중하기 보다
서비스에 만족하는 포인트를 아는 게 먼저예요."
캐비지(어글리어스) 대표최현주
Q. ‘못난이 농산물’ 아이템은 어떻게 떠올렸나요?
해외에 푸드 리퍼브 시장이 있다는 걸 봤어요. 미국의 경우 유니콘 기업이 나올 만큼 크게 성장하는 시장이에요. 국내 농가에 찾아가보니 문제가 분명했어요. 버려지는 농산물이 너무 많았거든요. 사실 ‘못난이 농산물’은 품질엔 아무 이상이 없거든요. 농약을 치지 않고, 크기를 키우기 위한 비대제를 쓰지 않아 ‘못난이’가 된 건데 시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해요.
Q. 브랜드를 만들면서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공익적인 메시지에만 치중하고 싶지 않았어요. 브랜드 자체를 긍정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싶었죠. ‘생산자나 환경에도 좋지만, 소비하는 나에게 좋은 거야’라는 걸 인식시키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구부러진 오이에 ‘스마일 오이’라고 붙이고, 숱이 적어 슬픈 브로콜리, ‘못생긴 감귤, 오히려 좋아’ 등을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소비자들이 재밌게 느끼고, 함께하고 싶은 기분이 들길 바랐죠.
Q. 농산품에 ‘구독모델’이라는 BM을 시도한 이유가 궁금해요.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시도는 전에도 있었어요. 다만 5kg, 10kg씩 벌크로 판매하는 제품이었죠. ‘왜 활성화가 안 될까’ 고민해보니 2가지 문제를 발견했어요. 첫 번째는 대용량으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가구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두 번째는 제품의 품질 컨트롤이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농산물로 구성한 랜덤 박스가 필요했어요. 매번 수급량이 달라져도 그때그때 신선한 농산물로 구성할 수 있었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구독모델’이어야 했어요. 그럼 농가 입장에서도 지속적인 판매 창구가 확보되잖아요. 양쪽 모두에 필요한 방식이었죠.
위트 있게 표현한 ‘못난이 채소들’ ⓒ어글리어스
Q. 못난이 채소 활용법을 알려주는 ‘레시피’ ‘식단일기’ 등 콘텐츠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출발은 고객간담회였어요. 많은 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처음 접한 채소인데, 이렇게 요리해보니 좋았어요. 다른 분들께도 공유하고 싶어요”라고요. 구독을 넘어 활용법까지 공유하고 싶은 니즈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홈페이지 내 ‘레시피’ 탭을 만들어 사용자들이 후기를 올리도록 만들었죠. 이 외에도 과일 박스, 배송주기, 알러지 채소 제외 등 디테일한 옵션도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Q. 피드백은 어떻게 받고 있나요?
설문이나 고객간담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요. 소비자가 진짜로 만족하는 ‘밸류 포인트’를 찾는 데 집중해요. 고객 피드백을 받다보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찾는 데 집중하기 쉬운데요. 그것보다는 이 서비스에 고객이 만족하는 포인트를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저희 브랜드의 핵심이 ‘소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구독박스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도착하기 전에 솔직하게 상황을 문자로 공유해요. 실제 패키징 실험을 구독자와 함께하기도 했고요.
명동에 화장품 브랜드가 떠난 자리에 글로벌 브랜드가 1호 매장을 내고 있습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김성순 전무님은 명동 거리는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는데요. 코로나 이후 명동에 새로운 기회가 훨씬 많아졌다고 합니다. 펜데믹이 끝난 지금, 왜 우리는 명동에 주목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