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드컵 첫 경기, 반가운 얼굴이 보였어요. 대표팀 부주장 이재성 선수.2년 전 인터뷰로 만났는데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한 달 만에 성사된 섭외. 울산에 내려가 인터뷰를 했어요. 그런데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 심장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녹음 파일이 날아간 걸 발견했어요. 타이핑도 안 해뒀는데. 눈앞이 새하얘졌죠.
머리를 싸매다, 결국 이재성 선수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도움을 구하기로 했어요. 최대한 기억을 살려보고 빈 부분은 다시 여쭤도 되겠냐. 그는 흔쾌히 돕겠다고 했어요. 너무 자책 말라고, 오히려 내용이 더 좋아지지 않겠냐는 위로와 함께요. 그리고 줌 미팅으로 한 번 더 시간을 내줬죠.
인터뷰를 하고 오래 남는 건 이런 것 같아요. 능력이나 성과보다도, 사람을 대하는 방식. 긴장되는 순간에도 상대를 편하게 만들고, 주변 공기까지 살피는 태도 같은 거죠. 일 너머 '사람'을 보는 분들은 흔치 않은 것 같아요. 오늘은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골라봤습니다.
무비랜드의 '과잉 친절' 권법?
최근 민희진 대표와의 인터뷰로 여기저기서 무비랜드 모춘님의 얼굴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민희진 대표도 이 팀의 '권법'에 넘어간 듯 보였습니다(웃음). '과잉 친절' 권법이요.
유명인과 브랜드가 무비랜드를 찾는 이유를 묻자, 모춘님이 꺼낸 키워드였어요. 일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건 기업·브랜드와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골 챙기듯 관계를 쌓고, 협업할 때도 한 배를 탄다,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들을 때까지 대화한다…. 어쩌면 무비랜드는 일이 잘되게 만드는 핵심을 찾아서, 가장 집요하게 실천하는 팀일지도 모르겠어요.
"백지수표보다 나영석 PD·이우정 작가"
폴인이 만난 에그이즈커밍 구성원들은 모두 '함께 일하는 것'과 '사람'을 강조했어요. 고중석 경영 지원 대표는 "잠깐 같이 일할 사람들이 아니지 않나. 조금 부족한 점이 있어도 기다려준다, 그럼 서로를 응원하게 된다"고 했고요. 김예슬 PD는 폴인의 강연 제안을 수락하며 "망설였지만, 채널십오야 팀원들을 조명해 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했어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이명한 대표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능력 있는 동료들과 일하려면 인간적 관계에서의 공명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애정은 대화를 위한 애티튜드다"
일하며 자주 다짐해요. '상대의 이야기를 내 일의 재료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 다짐에 힘을 실어준 인터뷰입니다. 이승국님은 인터뷰를 '사람과 사람 사이 좋은 대화'로 생각하는 분이었거든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은 "애정은 대화를 위한 애티튜드다". 인터뷰가 잡히면 상대방의 콘텐츠에 자신을 '과노출'한다고 해요. 그럼 나도 모르게 그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상태가 되고, 거기서 좋은 대화가 시작된다고요. 글은 AI가 써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대신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더 잘 지켜가야겠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