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하러 가며, 상암동 골목길에서 김대호 아나운서를 종종 봤어요.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볼 때마다 좀 신기했습니다. 그에게 느껴지는 묘한 자유인의 기운이랄까(웃음). 직장인에겐 느끼기 어려운, 그런 거 있잖아요.
퇴사 선언을 한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딴 데서는 안 한 일 얘기만 2시간 주구장창 하고 싶어서요. "10년 욕먹을 용기가 필요했다"는 그의 개인주의자 커리어를 들었습니다. 진지하고 솔직한데 웃기기까지 했던 그와의 대화, 여러분께도 공개합니다!
황은주 에디터
🕵🏻 폴인 에디터의 도쿄 골목 탐방
"초조, 불안, 예민.
다시 재입사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
마흔퇴사 김대호 "회사생활, 안정이라 느낀다면? 표류일지도"
직장에서 중견 이상 연차잖아요. 일이 손에 익어요. 동료들도 각자 일하죠. 혼자 사는 것도 너무 쉽고 편해요. 이제 안정권에 들어갔구나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안정이 아니라, 표류하고 있던 거예요. 방향 없이 떠있기만 했던 거죠. 깨달았으니 그대로 있을 순 없었어요. 항해를 계속 하든, 뭍으로 가든 하자. 바람 부니까 일단 돛을 펴자.
어떤 상황에도 일희일비를 잘 안 하고요. 내가 뭘 원하고 뭘 좋아하는지 잘 판단해요. 그 덕분에 제 리듬을 잘 유지할 수 있어요. 조직에서도 그렇게 일했어요(웃음). 일을 받으면 항상 이유를 물었어요. 왜 내가 해야 하는지, 정말 내가 해도 되는지. 안 하려고 반항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이유가 궁금했어요. 이렇게 하려면 2가지가 필요하더라고요. 10년간 욕 먹을 용기, 그리고 일관됨.
실패도 내 것, 책임도 내 것. 변화를 선택할 땐 배울 게 있는 곳인지, 내가 주인공이 되어 플레이할 수 있는지 봅니다. 주어진 일을 받아 하는 식으로 회사 다닐 수 있지만, 그게 싫더라고요. 성공이든 실패든 몸소 부딪치고 배우는 게 저한테 이득이잖아요.
가장 힘든 건 외로움입니다. 내 편, 아군을 만들 줄 알아야 하더라고요. 적군을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 해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더 많이 질문하고 조언을 구했어요. 그러다 보면 친해지기도 하고, 신뢰도 쌓이더라고요.
다시 출근할 때 소감이 어땠냐는 질문에, 발걸음이 가볍고, 살아있는 것 같았다는 시니어 인턴의 말에 진심과 간절함이 느껴졌어요. 슬픈 내용도 아니었는데, 보는 내내 왜 울컥했을까요? 시니어 세대에겐 '당신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젊은 세대에겐 '충분히 잘하고 있다'라는 말이 필요한 때인가 봅니다. 매일 같이 일하다 보면 으레 알겠거니 생각하며 넘어가는 말. 서로에게 더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면 좋겠어요.
📍 "토스는 유저에게 '이렇게' 묻는다" UX 리서치 전략
"고객은 답을 몰라요. 의견을 물어보면 안 되죠." 토스증권 김서연 UX 리서처를 초대했습니다. 고객의 진짜 생각을 확인하고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싶다면? 이번 세미나, 놓치지 마세요!
마침 고민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 메일이 와서 인공지능으로 작성한 줄 알았어요. 시의적절한 주제 좋았습니다.
폴인팀 정말 글 맛있게 쓰시네요. 늘 느끼지만 오늘은 너무 좋아서 한마디라도 응원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남깁니다. 추천 콘텐츠도 늘 잘 보고 있습니다!!!
"내가 틀렸다고 한 사람에게 내 말이 맞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트래블월렛 대표님의 이 말에 오래 머물렀어요. 이 말이 참 보고 듣기는 쉽지만 행동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생각해봅니다.
마찬가지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이것도 너무 중요한 감각이지만. 요즘의 저는 "남들이 틀렸다고, 별로라고 하는 게 뭐가 중요해" 하면서 어쩌면 스스로의 기대치 또한 스르륵 낮추고 있지 않나,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만 머무르려 하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때로는 힘든 구간에서 성장이 나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지속가능한 건 때로 버티는 일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