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메타버스 #스타트업 '매출 3조' 업비트 키운 두나무 대표가 일하는 법 Editor's comment 24시간 거래액 45조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1일 최대 거래액이라고 합니다. 한때 가상화폐가 '투기·도박'으로 분류된 2017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위상을 차지하고 있죠. 가상화폐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그 선두에 두나무가 있습니다.
이석우 대표는 두나무 성과와 비전을 세우고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사실 그는 두나무 창업자가 아닙니다. 업비트가 문을 연 뒤 합류한 '영입된 대표'죠. 그는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미국 로스쿨을 졸업하며 변호사로 IBM에 근무, 이후에는 카카오와 중앙일보를 거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커리어를 쌓은 뒤 합류한 두나무에서 그는 숱한 변화를 겪었다고 합니다. 그가 일하면서 깨달은 것들은 무엇이었을까요. 폴인이 직접 만나 들어봤습니다. “제일 안 좋은 건 가만히 있는 겁니다. 제일 위험한 건 실패를 야단만 치는 것이고요.”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대표 Q. 두나무에 합류한 지 만 4년, 그동안 일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2018년 1월, 들어올 때만 해도 저는 블록체인을 대략 알았지, 깊게 이해하진 못했어요. 책을 읽고 내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며 첫 열흘을 보냈죠. 그런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발언'을 했습니다. 느닷없이 실전에 뛰어들었죠. 그때는 기존의 제가 쌓은 경험을 토대로 상황을 소개하고, 설득하면 문제가 풀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초기 2년은 은행, 국회, 금융위원회 등의 문을 두드리며 시간을 보냈어요. 하지만 2년을 쏟아붓고 나니까, 블록체인이 누구를 설득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굳이 기술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때가 와야 한다고 생각했죠. 예전에 닷컴 시대에도 그때 인터넷과 TCP/IP 등의 원리를 묻곤 했잖아요. 웹사이트 하나 만들어주고 50억원 받아 '먹튀'하는 사건도 벌어졌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일이 적죠.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후발주자인데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초창기부터 탄탄한 임직원의 실력이 있었습니다. 송치형이라는 천재 개발자와 김형년이라는 금융에 해박한 사업가가 만난 것이 컸죠. 소위 말하는 4개의 원화 가상화폐 거래소 중 기술적·서비스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합니다. 그 계기 중 하나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론칭이었던 것 같아요. 업비트 론칭 때 급성장한 배경을 짚어 보면, 앱을 처음 냈더라고요. 사람들이 실제로 필요한 걸 제공한 거죠. PC 앞에 앉을 필요 없이 증권 이슈를 모바일로 가져와서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줬다는 것. 거기에 24시간 앱이 돌아가는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사용자의 선택을 많이 받았다고 봅니다. '사용자가 늘 옳다'는 생각으로 이후에도 구성원이 실력을 쌓으며 서비스를 만든 게 지금의 성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에는 메타버스와 NFT라는 키워드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두 가지를 같이 보고 있습니다. 비대면이 대세가 되면서 메타버스가 이미 많아졌지만,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를 자랑할 공간이 필요하잖아요.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오프라인 공간, 작품을 자랑하고 싶으면 친구들을 그 공간에 데려오겠죠. 그렇다면 BTS와 같은 아티스트의 10개 한정 NFT 중 하나를 갖고 있으면 어디에서 자랑해야 할까요. “나도 저거 갖고 싶다”, “얼마에 팔래”라는 대화가 오가고 이를 사고파는 온라인의 공간이 필요한 거죠. 두나무는 NFT에 강점이 있으니, 이 위에 메타버스라는 판을 열면 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 겁니다. 그 단계 중 하나가 하이브와 손을 잡고 2022년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에 기반한 NFT를 확보하는 작업이죠.
그래서 하이브뿐 아니라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가진 방송사와 만나고 있어요. 미술과 스포츠 등의 분야와도 협업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죠. 이와 함께 이 작업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발행한 NFT가 '경매'에서 얼마에 팔리느냐보다 발행된 후 그걸 가진 사람이 자랑할 수 있는 '세컨더리 마켓'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Q. 두나무가 거래소를 운영한 경험이 도움될 수 있겠네요. 네. 물론 제페토처럼 앞서 메타버스를 구현한 곳이 있지만 우리의 타깃은 또 다를 수 있다고 봐요. 제페토를 쓰는 이유는 어느 정도 '익명성'을 가진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그리는 메타버스는 실명 기반의, 오프라인에서 못하는 걸 온라인에서 할 수 있게 하는 콘셉트에요. 그 콘셉트만 놓고 디테일한 건 아직 열어두고 있어요. 사용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먼저 관찰하고 싶었거든요. 왜냐하면 사용자들이 항상 옳기 때문이죠.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어떤 기능을 활용하게끔 만들어줘야 해요. 기획자가 고집을 부려서 가르치려고 들면 안 되죠. 그래서 가정을 하되, 간단한 판을 만들어 놓고 유저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는 '무한 루프'를 돌려야 합니다.
Q. 스스로 어떤 리더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자신을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제가 잘하는 일을 하기보다, 사람들이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을 때는 구성원이 필요한 게 뭔지 듣고자 했어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의 고충을 듣고 더 좋은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더 윗사람을 찾아가 컴퓨터 교체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자신을 '참모'라고 생각합니다. IT 서비스 일을 하면서는 소위 '문과' 출신이다 보니 개발자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거죠. 오히려 IT를 잘 모르는 제가 이 업계에 뛰어든 덕분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 이 콘텐츠는 <폴인이 만난 사람> 24-25화 중 일부입니다. 전문은 폴인에서 확인하세요. NEW! 다른 멤버들이 많이 본 신규 스토리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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