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사회> 시리즈 섭외차 통화한 개발자 김영한님의 첫 반응입니다. 송길영 작가와 전혀 안면 없는 사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고수끼린 통하는 걸까요. 촬영이 끝난 후에도 한참 자리에서 못 일어날 정도로 대화는 물 흐르듯 이뤄졌어요.
고졸 개발자에서 배민 기술이사로, 다시 강사로 전업한 것이 누군가에겐 전략적 선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터뷰를 다 정리하고 나니 그건 운과 노력이 기분좋게 만나 이뤄진 것이더라고요. 물론, 좋아하는 일을 끊임없이 파고든 사람의 응축된 에너지가 더해져야겠지만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눴던 두 분의 대담, 강력 추천합니다!
황은주 에디터
"전략가이자 참을성 있는 사람."
송길영X김영한, 고졸 개발자→배민 기술이사→1타강사 커리어 리뷰
면접관에게 왜 저를 뽑았는지 여쭸어요. "자네가 짠 코드가 괜찮아서"라고 답하시더군요. 그게 일단 너무 좋았어요. 개발자는 실력이 중요하다는 믿음이 통했다는 거니까요. 적성이란 뭘까 고민해보자면요. 같은 것을 하더라도 크게 에너지가 들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많이 고민하기보다 작게 태핑해보는 것. 거기에서 일이 확장돼요. 저도 제 삶이 이렇게 흘러가리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요.
굉장히 작은 우연 몇 개가 있었어요. 하나는 학원 강사를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해봤던 것.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책 쓰고 강의했던 것. 원래는 유명한 개발자 선배들이 써주시길 기다렸어요. 근데 아무도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일단 해본 거예요. 블로그든 뭐든 너무 크게 시작하기보다는 작게 하시길 권해드려요.
LG아트센터 마곡 이전은 제 점프업 모먼트 중 하나예요. 20년간 함께한 지역을 두고 완전히 다른 데서 자리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컸어요. 한 가지 믿음은 있었어요. 결국은 콘텐츠 싸움이다. 기존 관객도 반 이상 오셨고, 새 관객이 늘었어요. 노하우가 쌓여서 연착륙이 가능해진 것도 한몫했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어느 시점으로 가고 싶냐고 물으면, 저는 없어요. 대표로 승진했을 때 많은 선후배가 자기 일처럼 축하해줬어요. 한 영역의 전문가로 오래 일 했을 때 저 자리까지 갈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누구도 저한테 일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신촌 거리에 나열된 브랜드를 보면서, 어떤 광고가 필요할까 고민해서 제안서를 돌렸어요. 그런데 잘 안됐죠(웃음). 내가 생각하는 나와 세상이 바라보는 나의 갭이 클수록 그걸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잖아요. 저는 더 역량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못 받아주니까 계속 도전했던 거죠.
일찍 사회에 나와서 '어떻게든'을 배웠더라고요. 결국 광고도 비즈니스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건데요. 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나아가게 만들까 근본적으로 고민하면 다른 방법이 있겠다 하는 걸 더 빨리 배웠어요.
영하 50도가 넘는 러시아의 야쿠츠크. 자동차 배기가스가 바로 얼고, 3분만 걸어도 눈썹에 얼음조각이 맺히는 곳인데요. 동토의 일상을 보는 것도 신기했지만, 여행하는 지역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해 설명해주려는 유튜버의 태도가 더 기억에 남았어요. 단순한 자극-반응이 전부인 여행 유튜브와는 다르게 느껴졌거든요. 무작정 레퍼런스를 많이 접하는 것보다 내 언어로 바꿔 넣는 인풋이 중요하다는 걸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 [오프라인] "기술·콘텐츠·고객경험 한 곳에" 3세대 오피스 기획법
일과 삶의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오피스는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요?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래의 오피스를 어떻게 기획하고 있을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번 오프라인 세미나,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