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헌정 팀장입니다. 저는 종종 미래 시점에서 생각합니다. 나중에 이 시기를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뭘 해야 할까? 그러면 정말 중요한 일이 추려지더라고요. 컨퍼런스를 기획했습니다. <폴인 컨퍼런스: 콘텐츠 비즈니스 설계자들 2024>. 그간 콘텐츠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온 폴인이 제대로 힘을 준 라인업입니다. 준비하는 내내 빨리 공개하고 싶었어요(웃음).
모든 비즈니스의 흥행 여부가 콘텐츠로 판가름 나는 시대죠. 팝업도, F&B도, 금융도 콘텐츠로 빌드업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읍니다. 지금 가장 핫한 콘텐츠 기획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일하고 있을까요? 7월 초 컨퍼런스에서 폴인 멤버분들의 관점과 업무에 힌트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고객들은 우리 예상보다,
세계관을 제대로 즐길 준비가 돼 있어요(웃음)."
한 장의 '시그니처 컷'에서 출발하는 기획
팝업스토어를 대표하는 이미지, 쉽게 생각하면 '유튜브 썸네일 한 장'이죠. 그게 명확하고 매력적일 때 나머지 디테일에서 오감을 뾰족하게 설계할 수 있어요.
롯데칠성 새로의 경우 '동굴'이었어요. 동굴을 재현할 공간을 찾는 데만 2개월이 넘게 걸렸죠. 오는 사람들에게 '왜 이 장소여야 하는지' 디테일을 납득시킬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은 다음에는 공간을 찾는 데 가장 몰두합니다.
아무리 재밌는 경험이어도, 이걸 왜 여기서 했는지 의문이 생기면 온전히 즐길 수 없거든요. 스포티파이×뉴진스 팝업을 낙원상가의 재즈바에서 진행한 것도 그 때문이죠. 일부러 기존에 팝업을 진행하지 않는 의외성이 있으면서, 음악이라는 키워드와 잘 맞는 곳을 찾았어요. 장소는 콘셉트의 몰입도를 높여요. 보다 선명한 시그니처 컷을 남기죠.
카페 진정성, 서울브루어리 성수, 이제남해… 12년간 180여 개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커피를 팔고 싶어요'라고 요청하는 고객만 받았다면, 이제는 '무엇을 판매할지'까지 제안하죠. 공간 디자인에서 나아가, 시작 단계부터 통합된 스토리를 만드는 거예요.
'요즘 공간은 점점 뻔해지는 느낌'. 저도 고민하는 지점이에요. 경험적 설계 그 자체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시기는 끝났죠. 퀄리티의 영역이 됐어요. 그래서 오히려 경험의 요소가 너무 많은 걸 지양하려 해요. 정말로 교감할 수 있는 본질적인 한두 가지 요소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내려 합니다.
이제는 카페, 편집숍, 스몰 브랜드까지 팝업스토어를 만들고 있죠. 팝업스토어가 BTL 마케팅* 플랫폼이 된 거예요.그러니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명확한' 메시지와 경험을 중시해야 합니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때에도, 포털 상위 검색어에 가나 초콜릿 하우스가 오른 뒤 모든 PR 활동을 멈췄어요. 한정된 공간에 많은 고객이 몰리면 내부에서 감당하기 어려우니까요.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오히려 네거티브 마케팅이 될 수 있으니 오히려 홍보를 자제한 거죠.
최근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사실 이 책에서 변승민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대표의 인터뷰를 보고 '콘텐츠 컨퍼런스에 꼭 모셔야지' 생각했어요. 『창작형 인간의 하루』라니, 폴인 콘텐츠와 비슷한 결의 내용인데요. 인터뷰어는 임수연 씨네21 기자입니다. 질문의 톤 앤드 매너가 딱 좋더라고요. 에디터로서 또 한 수 배웠습니다. 변승민 대표 외에도 아티스트 백현진, 정지인 '옷소매 붉은 끝동' PD, 이은규 KBS 다큐 PD 등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 폴인 컨퍼런스: 콘텐츠 비즈니스 설계자들 2024
tvN, 클라이맥스스튜디오, 채널십오야, 틱톡, 돌고래유괴단, 토스 B주류경제학…모든 비즈니스가 콘텐츠로 이어지는 시대. 콘텐츠 기획자 7인의 인사이트를 확인해 보세요.